미국·이란 전쟁으로 미국 중심인 국제 질서가 흔들리자 각국의 이합집산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더욱 밀착했고, 유럽은 ‘미국 없는 안보’ 구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장관)은 전날 베이징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만났다. 왕 부장은 여기에서 “일방주의적 패권 해악이 심화해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가 중대한 조정을 맞고 있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일부 국가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각종 소그룹을 꾸리려 하고 있다”며 서방 국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양국이 전략적 공조를 재확인하며 대서방 견제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유럽은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에 대비해 ‘유럽판 나토’를 구상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토의 지휘·통제 구조에서 유럽 역할을 확대하고, 미국 군사 자산을 유럽 자체 역량으로 보완하는 방안을 유럽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방위 역할을 축소하더라도 러시아에 대한 억지력, 핵 억지력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전쟁 이후 호르무즈해협 항로를 재개하기 위한 별도 계획도 마련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당 임무가 미국, 이스라엘, 이란 등 교전 당사자를 배제한 국제 방어 작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