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확실한 종목만 베팅"…코스피 '반도체 쏠림' 심화

입력 2026-04-15 17:31
수정 2026-04-16 00:42
코스피지수가 6000선에 다시 안착한 가운데 ‘반도체 투톱’ 쏠림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실적 모멘텀이 확실한 시가총액 1, 2위 종목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상승분(123.64포인트·2.07%)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여도는 각각 31.34포인트, 20.40포인트였다. 현대차(2.61포인트), LG에너지솔루션(2.43포인트) 등 다른 대형주를 압도했다.

코스피지수를 구성하는 800여 개 종목 중 두 회사가 차지하는 상승분 비중은 41.8%에 달했다. 코스피가 하루 새 223.41포인트(3.67%)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찍었던 2월 26일 당시 두 회사가 차지한 코스피 상승분 기여도는 39.6%였다.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투톱이 차지하는 시총 비중도 더 커졌다. 이날 코스피 전체 시총(4995조5123억원) 가운데 삼성전자(1233조5647억원)와 SK하이닉스(809조6298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40.9%에 달했다. 전고점 당시(39.9%)보다 1%포인트 올랐다. 양사 시총은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기 직전인 지난 7일 대비 약 227조원 급증했다.

대형 반도체주 쏠림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역대 최대 영업이익 달성을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양사가 ‘글로벌 영업이익 톱 3’ 안에 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증권가도 오는 23일 SK하이닉스 실적 발표를 앞두고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최근 1주일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130만~190만원이다. 이날 종가 대비 14~57%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뿐만이 아니다. 대만 매체 포커스타이완에 따르면 이날 TSMC는 장중 시총이 54조대만달러(약 2500조원)를 넘어섰다. TSMC 하나가 대만 전체 증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증권가에선 반도체주에 수급이 쏠린 지금이 저평가주에 주목할 때라는 조언도 나온다. 아직 주가가 실적을 따라잡지 못한 방위산업, 조선, 전력기기, 화장품 등 수출주가 1분기 실적 발표 후 재평가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