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안 끝났는데…외국인, 한국 증시에 '1조3000억' 쓴 이유

입력 2026-04-15 17:33
수정 2026-04-16 00:44

코스피지수가 2%대 상승하면서 6000을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5000까지 내린 코스피지수가 전쟁 후 처음으로 6000 고지를 다시 밟았다. 글로벌 증시도 전쟁 공포에서 벗어나면서 일제히 상승세가 나타났다. ◇32거래일 만에 6000 복귀
15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07% 오른 6091.3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쟁 전인 지난 2월 27일 6244.13 후 32거래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장중 6000을 터치한 데 이어 종가를 기준으로도 6000을 넘어섰다. 이날 장중 한때 6183.21까지 오르면서 6200 진입을 노리기도 했지만 오후 2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6100 아래에서 마감했다. 최근 한 달 새 지수가 가장 낮은 지난달 31일(5052.46)과 비교하면 보름 새 20.56%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72% 상승한 1152.43에 장을 마쳤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진척되면서 전쟁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끝나간다”고 언급했고,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협상도 진행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 기대가 커지면서 증시가 강세 흐름을 지속했다”며 “전쟁으로 인해 억눌렸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가 5439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전날 8367억원어치 순매수에 이어 이틀 연속 매수세가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종전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원전주 등을 집중 매수했다. 이날 21.28%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대우건설을 2100억원어치, 4.51% 상승해 10만원 고지를 재돌파한 두산에너빌리티를 201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건설주 상승에 대해 “이란 전쟁 이후의 중동 재건 수요 기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2524억원어치 순매도해 차익실현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는 9356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섰다. 외국인이 산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을 각각 2677억원, 2123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외국인이 판 SK하이닉스를 51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대만은 전쟁 전보다 더 올라글로벌 증시의 대표 지수들도 속속 전쟁 이전 수준을 향해 오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58,134.24에 거래를 마쳤다. 전쟁 이후 51,000선까지 내린 지수가 처음으로 58,000선을 회복했다. 베이커런트(14.32%), 태양유전(10.76%), 다이닛폰스미토모제약(7.71%)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이날 36,722.14에 마감해 전쟁 전(35,414.49)보다 3.69% 올랐다.

미국 증시도 전쟁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4일(현지시간) 1.96% 상승해 23,639.08에 마감했다. 지난 2월 27일(22,668.21)에 비해 4.28% 높은 수준이다. S&P500지수는 1.18% 오른 6967.38에 마감했다. 이 역시 전쟁 전 6878.88에 비해 1.29% 높다. 다우존스지수는 전쟁 전(48,977.92)에 근접한 48,535.99까지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가 절정을 찍은 지난달 한국과 미국 등 주요국 증시는 고점 대비 10% 내외의 주가 급락세를 겪었으나, 4월 이후 휴전 기대 등에 힘입어 대부분 증시가 급락분을 만회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