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한국의 의료와 미용 서비스의 미국 진출 최적의 시기입니다.”
김소형 스탠퍼드대 교수(사진)는 15일 기자를 만나 “19세기 모든 영감의 산실이던 프랑스 파리의 역할이 이제 서울로 바뀌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스탠퍼드대 혁신디자인연구소 총괄디렉터를 맡고 있는 그는 국내 제약사 팜젠사이언스와의 협업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팜젠이 내년 미국에서 화장품 컨설팅과 피부시술, 정신건강 컨설팅 등을 아우르는 웰니스센터를 여는 일을 돕기 위해서다. ‘디자인띵킹’을 만든 스탠퍼드대 디스쿨에서 공부한 김 교수는 기계공학에 기반한 디자인 혁신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대자동차 등과 미래형 공간 설계 연구 등을 해온 그가 국내 제약사와 손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한국의 미와 라이프스타일은 세계인에게 동경의 가치가 됐다”며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 미국 Z세대를 겨냥한 ‘K웰니스(삶의 질을 높이는 서비스)’ 사업의 성공 모델을 쓸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와 손잡은 팜젠사이언스는 진단 부문 자회사 엑세스바이오를 통해 지난해 말부터 화장품과 피부 클리닉, 스킨부스터 기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의 누나인 정지우 대표가 이끄는 화장품 회사 에이제이룩, 피부 클리닉 등을 운영하는 AACG와 손잡고 웰니스 플랫폼을 구축했다.
김 교수는 미국 진출 설계를 맡았다. 그는 “미국은 주마다 제도와 트렌드가 다르기 때문에 올해 안에 K웰니스 가치를 가장 높일 수 있는 지역부터 선정할 것”이라며 “내년 첫 시설을 열 계획”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미국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제품 설계 등에 반영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가 초점을 맞춘 것은 ‘팬덤(열성 지지집단)’과 ‘안티(반대집단)’다. 양극단에 있는 이들이 ‘왜 열광하는지’ 혹은 ‘왜 싫어하는지’를 파악해야 일반 대중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메디컬 서비스가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하는 이유도 팬덤 때문이다. 그는 “10여년 전만 해도 수요가 없어 스탠퍼드대 한국학과를 없애려고 했지만, 지금은 현지 학생이 한국어로 말을 걸어올 정도로 한국이란 나라에 열광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쾌락을 위한 술과 명품 등 과시성 소비가 급감하고 장기적으로 건강과 삶을 챙기는 젊은 세대가 늘어난 것도 기회요인이다.
김 교수는 “술 마시는 파티 등에 들고 갈 수 있는 탄산수 ‘리퀴드데스’가 큰 인기를 끈 것에서 보듯 미국 젊은 세대에게 ‘웰빙’은 소비 트렌드가 됐다”며 “자신을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건강하게 쓰는 세대에게 한국의 웰니스 서비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