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불소화가 청소년기 지능지수(IQ)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됐다. 이는 불소화 조치가 청소년기 IQ를 떨어뜨린다는 기존 메타분석 결과를 정면으로 뒤집은 것으로, 향후 보건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미국 미네소타대 존 로버트 워런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를 통해 수돗물 불소화와 청소년기 IQ 및 노년기 인지 기능은 관련이 없다는 연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50년대 고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지역별 수돗물 불소화 시기와 청소년기 IQ 및 노년기 인지 기능 간 관계를 추적했다.
연구팀은 불소 노출과 청소년기 IQ 사이 부정적 연관성을 시사하는 기존 연구 중 상당수는 수돗물 불소화와 관련이 없는 매우 높은 수준의 불소 노출을 다뤘다고 지적했다. 대표성이 있는 표본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교란 요인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위스콘신 종단 연구(Wisconsin Longitudinal Study) 자료를 활용해 1957년 위스콘신주 고교 졸업생 1만317명을 대상으로 참가자의 14세 이전 불소 노출 여부를 추정했다. 지역별 수돗물 불소화 도입 시기와 지하수 내 자연 불소 농도 자료를 참고했다.
참가자는 출생 때부터 불소에 노출된 그룹과 8세부터 노출된 그룹, 14세부터 노출된 그룹, 노출되지 않은 그룹 등 4개로 나뉘었다. IQ는 16세 때 측정했고, 인지 기능은 53세·64세·72세·80세 때 평가했다.
연구 결과 표면적으로는 불소에 노출된 그룹의 IQ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세 때부터 불소에 노출된 그룹의 IQ 평균이 불소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의 IQ 평균보다 2~3점(표준화 점수 기준 0.18 표준편차) 더 높았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이런 차이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불소에 노출된 그룹은 불소에 노출되지 않은 그룹보다 가구 소득, 부모 학력 수준 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인이 높은 IQ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실제로 사회경제적 요인 등을 통제한 회귀분석을 한 결과 불소 노출과 IQ 간 연관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수돗물 불소화와 청소년기 IQ 및 노년기 인지 기능 사이에 관련성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 연구도 이전 연구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불소를 섭취했는지 직접 파악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음을 언급했다.
앞서 미국 유타주와 플로리다주 등은 IQ 저하 우려를 근거로 불소화 조치를 중단했고,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취임 전 수돗물 불소화 조치 전면 철회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