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자정께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오목 좀 둔다고 명인전 훈수하는 분들, 훈수까지는 좋은데 판에 엎어지시면 안 된다"고 올렸다. 그는 "집안싸움 집착하다 지구침공 화성인 편들 태세인데, 일단 지구부터 구하고 봐야 하지 않겠냐"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이 대통령이 SNS에서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비판하며 가짜 뉴스를 공유해 구설에 오른 데 대해 국민의힘 등이 '외교 참사'라고 비판한 것을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도대체 왜 자정을 넘긴 시각에 이런 트윗을 올려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스마트폰 새로고침 올리면서 분기탱천 하지 마시고 주무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급발진 해서 가짜뉴스로 설화를 만드신 다음에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외쳐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 걸 보고 이유 없이 고무되신 거냐"며 대통령을 옹호한 청와대와 민주당 등을 겨냥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 관련 SNS 글을 두고 '대한민국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을' 발언이었다고 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인권의 보편 가치와 생명 존중의 정신을 재확인하고 싶었다는 표면 그대로 봤으면 좋겠다"며 "대통령과 일하면서 늘 느꼈던 것은 바둑으로 치자면, 저는 오목을 두는 수준이라면 늘 고수의 국수전을 펼치신다"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에 대해 "왕의 대변을 매화라 불렀던 건 진짜 향기가 나서가 아니다. 착각하지 마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의 X 계정을 캡쳐한 패널을 들어 보이며 "이재명 대통령이 X에 브라질 룰라 대통령의 이스라엘 규탄 발언 영상을 공유한 사진"이라고 했다. 이어 "합성이 아니라 실제 캡처 사진이 맞는지, 또 급히 삭제했다면 그 이유와 경위를 해명해달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최초 공유한 영상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묻는 것은 '보편적 인권'의 가치가 아니라, '어째서 대통령 SNS에 가짜뉴스 영상이 올라가게 되었는가'"라며 "대통령이 가짜뉴스에 소위 낚인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풀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SNS에 가짜뉴스를 올렸다가 타국 정부로부터 규탄 발언을 들은 것은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을 역대급 외교 대참사"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일국의 대통령이 반미·반이스라엘 가짜뉴스 발원지로 악명높은 계정을 인용한 것도 나라 망신인데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까지 언급한 것은 금도를 넘어선 '외교자폭' 사건"이라며 "가짜뉴스는 반란행위라고 일갈하고는 가짜뉴스를 배포한 이 대통령은 공무원들 대신 직접 수습하시라"고 했다.
이번 사건은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SNS에서 팔레스타인 계정의 이스라엘군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공유하며 "국제 인도법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준수돼야 한다"고 비판하며 촉발됐다. 이후 이스라엘 정부가 해당 계정 영상은 가짜뉴스에 불과하다고 반박하자 "끊임없는 반인권적·반국제법적 행동으로 고통받고 힘들어하는 전 세계인의 지적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만도 한데 실망"이라고 재반박하고 일부 언론과 야당을 '매국노'로 지목하며 논란을 키웠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