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짜리라 우습게 봤는데'…다이소 '4.5조 잭팟' 터졌다

입력 2026-04-14 17:56
수정 2026-04-15 01:09

다이소가 지난해 4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국내 매출 기준으로 롯데마트를 제쳤다. 이마트, 홈플러스에 이어 3위에 올라섰다. 1997년 초저가 생활용품 매장으로 시작한 다이소가 28년 만에 대형마트를 넘어서 신흥 ‘유통 강자’로 성장한 것이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5000원 이하 균일가 상품을 기획해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선’을 낮춘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황에 더 강한 다이소 다이소 운영사인 아성다이소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조5363억원, 4424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보다 14.3%, 영업이익은 19.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후 최대 규모다.

연매출 4조5000억원을 넘기며 다이소는 국내 매출 기준으로 롯데마트를 추월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해외 매출을 제외한 국내 매출은 4조4985억원이었다. 2024년까지 다이소와 롯데마트의 국내 매출 규모는 5000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2위인 홈플러스와의 격차도 좁혔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국내 대형마트 3사를 넘어섰다. 작년 이마트 할인점 부문의 영업이익은 872억원이었다. 롯데마트는 작년 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홈플러스는 대규모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소 매출은 올해도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아 값싼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데이터 플랫폼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 1~3월 신용카드 결제액 추정치는 62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29% 증가했다.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외국인 매출도 불어났다. 한경에이셀 집계 결과 다이소의 작년 외국인 카드 결제액은 6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 급증했다.

내수 부진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다이소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대형마트가 주로 취급하는 신선식품, 가공식품 가격이 일제히 오른 가운데 다이소의 5000원 이하 균일가 방침이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분석이다.

다이소는 가격대가 다소 부담스러운 화장품과 가공식품 등을 소용량, 소규모로 기획해 5000원 이하에 판매한다. 대표적인 예가 VT코스메틱의 화장품 ‘리들샷’이다. 기존 앰풀형 제품 가격은 3만원대지만 다이소용 전용 제품은 2mL 스틱형 6개가 3000원이다. 기존 50개 묶음 3만~4만원대의 건강기능식품도 17개 묶음으로 바꿔 5000원에 판매한다. 이렇게 백화점급 품질의 제품을 초저가로 기획한다. ◇뷰티·패션까지 상품군 무한 확장다이소가 급속 성장한 배경엔 국내 대형마트업계의 상품 전략 변화도 있다. 국내 대형마트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이 급속히 확산하자 신선식품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비식품 상품이 줄어들자 이 수요를 자연스레 다이소가 가져갔다. 다이소 매출은 2019년 2조2362억원에서 작년 4조5363억원으로 6년 새 두 배로 늘어났다.

다이소는 최근 생필품을 넘어 뷰티, 패션 카테고리로 가성비·균일가 전략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다이소의 뷰티, 패션 상품 매출은 2024년 대비 각각 70% 늘어났다.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2022년 7개에서 최근 160여 개로 증가했다. 특히 저가형 뷰티 상품이 102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최근 베이직하우스, 르까프 등과 협업한 패션 상품도 선보였다.

e커머스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다이소몰 앱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달 기준 547만 명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만 212만 명(63.28%) 증가했다. 한경에이셀에 따르면 다이소몰의 1~3월 신용카드 결제액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49.41% 늘어난 338억원이었다.

배태웅/맹진규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