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바닷물에서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추출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14일 서울대학교에 따르면 박상욱 교수(기계공학부)와 한정우 교수(재료공학부) 공동 연구팀은 별도의 정제 과정이 필요한 고순도 증류수 대신 천연 해수를 직접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하는 전기화학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논문은 오는 6월 환경·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B’에 게재된다.
이번 연구는 우리 주변에 널린 바닷물을 활용해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붙잡아(포집) 연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특히 환경 오염을 줄이는 동시에 가스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바닷물로 수소 등 연료를 만드는 시도는 많았지만, 바다에 섞인 각종 이온이 반응을 방해해 메탄만 골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구팀은 반응 과정에서 스스로 활성이 높아지는 특수 촉매를 설계하고, 방해꾼 역할을 하는 마그네슘과 칼슘 이온을 자석처럼 묶어두는 공법을 도입해 이 난관을 세계 최초로 극복했다.
연구팀이 실제 창원시 앞바다에서 길어온 바닷물로 실험한 결과, 투입한 전기에너지 대비 뽑아낸 메탄을 의미하는 ‘패러데이 효율’이 65.4%를 기록했다. 수소를 포함한 전체 에너지 생산률은 90%를 상회했다. 특히 장비가 24시간 동안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해 상용화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이렇게 생산한 메탄은 도시가스 배관 등 기존 인프라에 그대로 투입해 쓸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바닷물을 활용한 이 기술은 우리나라의 자원 자립도를 높이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