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발견한 스타트업, 특허 등록이 오히려 불이익?

입력 2026-04-14 08:20
수정 2026-04-14 14:26


스타트업에게 특허는 기술 보호 및 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수단일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입증하면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마중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특허를 가능한 한 빨리 확보하려는 전략이 오히려 스타트업의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자주 간과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라”는 속담처럼, 스타트업에게 특허 역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특허는 명세서를 작성해 출원한 후 특허청의 심사를 거쳐 등록되기까지 약 2년 정도가 소요된다. 그러나 스타트업은 사업화 속도와 투자 일정 등의 이유로 이렇게 기다리기 어렵기 때문에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수개월 내에 심사를 받을 수 있는 우선심사 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빠른 등록’ 과정에서 발생한다.

예를 들면, 패치형 의료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스타트업이 우선심사를 통해 빠르게 특허를 등록받았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특허가 등록을 받게 된 과정을 살펴보면 일단 패치형 의료제품의 특허출원시의 청구항은 약물을 저장하고 방출하는 마이크로 니들(A)과 이를 고정시켜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 기판(B)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심사 과정에서 심사관은 이미 패치 구조(A’)와 마이크론 니들(B’)을 개시한 선행기술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해당 출원에 대한 거절이유를 제시하였다. 따라서 거절이유를 극복하기 위해 청구항에 선행문헌에는 없는 피부 밀착용 접착층(C), 약물 누출 방지용 다층 차단막(D), 마이크로 니들 지지용 프레임(E)을 추가했다.

그 결과, 최초에는 A와 B만 있던 청구항의 발명이 A와 B 이외에 C, D, E까지 포함하는 형태로 한정되어 등록되었다.

이러한 상태에서 경쟁사가 유사한 제품을 출시하였지만, 해당 제품이 마이크로 니들(A), 패치 기판(B), 접착층(C)만 포함하고, 차단막(D)과 프레임(E)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특허 침해는 대개 청구항에 기재된 모든 구성요소를 충족해야 인정되므로, 그 일부인 차단막(D)과 프레임(E)이 빠진 경우에는 침해로 인정되기 어렵다. 결국 스타트업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특허가 이미 등록된 이후에는 청구항의 범위를 다시 넓히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특허의 내용이 공개되기 때문에, 동일한 내용을 다시 출원하더라도 자기 자신의 특허가 선행기술로 작용하여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 즉, 서둘러 취득한 특허가 오히려 향후 권리 확보를 제한하는 장애물이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을 고려 시, 스타트업은 빠른 특허 취득이 필요한 경우에 몇 가지 전략적 접근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 특허가 아직 등록되기 전이고 특허결정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분할출원을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경쟁사 제품을 고려한 다양한 형태의 청구항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후 설계해 권리범위를 좀더 유연하게 확보할 수 있다.

둘째, 특허는 등록료를 납부해야만 비로소 등록되어 공개된다. 따라서 스타트업은 최대 9개월까지 주어지는 등록료 납부 시점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록을 지연시키면서 추가적인 특허 출원을 진행하면, 기존 특허의 공개로 인해 후속 출원이 거절되는 것을 방지하면서 유사 보유 기술의 특허출원을 통해 강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스타트업에게 특허의 신속한 확보는 분명 중요한 과제이지만, 속도만을 우선시할 경우 오히려 경쟁 대응력 약화와 후속 특허 전략의 제한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특허 전략은 단기적인 등록 속도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권리 확보와 사업 전략까지 고려하여 신중하게 수립되어야 한다.



이용규 님은 유미특허법인의 파트너 변리사로, 2001년부터 한국 변리사로 활동하며 미국에서 기술경영(MOT) 석사 학위 취득 후 미국 변리사(patent bar) 시험에도 합격한 인재다. 스타트업에 대한 지식재산 컨설팅, 미국특허제도 관련 강의, 지식재산처의 연구과제 수행, 특허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담당해 왔으며, 이론과 실제 사례를 결합한 자문을 통해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 중이다. 현재 디캠프 지식재산 전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