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외통위원들 이스라엘 '외교 결례' 맹폭…"소극적 방어 아쉬워"

입력 2026-04-13 11:51
수정 2026-04-13 11:57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인권 존중' 메시지를 공개 비난한 이스라엘 외교부를 향해 "심각한 외교 관례 위반"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자국 국가원수를 향한 이례적인 외교적 도발에도 '유감' 표명 수준에 그친 우리 외교부의 소극적인 대응을 강력히 질타했다.

여당 외통위 간사인 김영배 의원과 외교관 출신 홍기원 의원은 각각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이스라엘 외교부의 행태와 우리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최근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홀로코스트와 위안부 문제 등을 언급하며 전쟁 중 발생하는 반인권적 민간인 살상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이스라엘 외교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한국 정상을 향해 직접적으로 '규탄' 성명을 내자, 여당 외교통일위원들이 직접 진화와 역공에 나선 것이다.

홍 의원은 이스라엘의 공개 반발에 대해 "다른 나라 정상의 메시지에 불만이 있다면 비공개 외교채널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 관례이자 예의"라며 "외교부가 직접 타국 대통령을 비난하고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은 심히 잘못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제네바 협약 등 인류 보편적 인권이 보장되는 국제 질서에 대한 염원을 담은 것"이라며 "우려가 있다면 물밑으로 소통할 일이지, 이를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직접 성명을 발표해 오히려 이스라엘 스스로 문제를 키웠다"고 꼬집었다.

특히 두 의원은 국가원수에 대한 타국의 무례한 비난에도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우리 외교부에 맹성(猛省·뼈저린 반성)을 촉구했다. 확전을 자제하려는 외교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국가의 자존심과 직결된 문제에 너무 무르게 대응했다는 게 이들 의원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우리 외교부의 반박 메시지가 상대적으로 너무 약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국 국가원수를 향해 타국 외교부가 '규탄'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동원했음에도, 우리 외교부가 '유감' 표명 수준으로 상황을 무마하려 한 것은 수위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은 "이스라엘이 과도하게 반응하고 잘못 대응한 상황에서 우리 외교부가 좀 더 강하게 대응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외교 리스크' 주장에 대해서도 여당은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의 지적이 과도한 민간인 살상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된 이스라엘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지극히 상식적이고 톤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제 대한민국도 중견국가로서 인류 보편적 가치에 대해서는 할 말을 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서방 정상들도 이스라엘의 일방적 행태에 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우리도 국제 질서 유지에 헌신하는 국격에 걸맞게 당당히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