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우사인 볼트급이네…단거리 달리기 초속 10m 넘어

입력 2026-04-13 11:46
수정 2026-04-13 11:47


중국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의 단거리 달리기 실력이 빠르게 향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민간 기업의 혁신이 맞물리면서 단거리 달리기에서 초속 10m가 넘는 기록을 세우는 로봇까지 등장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13일 SNS를 통해 자사 H1 모델이 육상 경기장 트랙을 달리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다시 휴머노이드 로봇 달리기 세계 기록을 깼다"고 밝혔다. 영상 속 측정 장비에는 초속 10.1m가 찍혔다.



우사인 볼트가 2009년 100m 달리기 세계 기록(9초58)을 세웠을 당시 속도는 초속 10.44m 정도였다.
유니트리는 "측정 장비에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최대 속도는 초속 10m 정도"라면서 다리 길이 80㎝에 무게 62㎏으로 일반인과 비슷한 체형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계 챔피언의 속도로 달렸다고 설명했다.

유니트리는 기록 향상을 위해 머리와 손 부위를 없애 무게와 공기 저항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왕싱싱 유니트리 최고경영자(CEO)는 연내 휴머노이드 로봇의 100m 달리기 기록이 볼트의 세계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달리기 속도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기준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운동회 100m 경주에선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가 제작한 톈궁 울트라가 21.5초로 우승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은 단거리뿐만 아니라 장거리 달리기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로봇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검증할 수 있어서다.

실제 오는 19일 베이징에서 제2회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이를 위해 지난 11~12일 70여개팀이 참가한 도로 주행 연습이 공개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예행 연습에선 경로 내비게이션, 기기 간 조정, 긴급 상황 대응 등 전체 경주 과정에 대한 점검이 이뤄졌다. 올해 대회에는 1회 대회였던 지난해보다 5배가량 많은 100여개 팀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 중 40%는 인간의 원격 조종 없이 자동 항법 시스템으로 경주에 나선다.

베이징시 경제정보화국 스마트제조·장비산업처 량훙쥔 부처장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두 방면에서 모두 중대한 발전이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의 경우 지난해에는 발열·변형·파손 문제가 발생했지만 올해 참가 모델들은 경량 소재나 안전성 높은 구조 등을 이용해 충격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전체 거리를 초속 5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은 미·중 첨단 기술 경쟁 속에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통해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휴머노이드 로봇 등 과학기술 자립·자강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