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칩스앤미디어 대표 "실탄 700억 장전…연내 M&A 할 것"

입력 2026-04-12 18:14
수정 2026-04-13 00:33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국내외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계획입니다.”

김상현 칩스앤미디어 대표(사진)는 12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이르면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칩스앤미디어는 국내 반도체업계의 대표적인 설계자산(IP) 업체로 꼽힌다. 반도체 IP는 시스템 반도체(SoC)를 설계할 때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논리회로를 ‘레고 블록’처럼 만들어놓은 기술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의 연산 기능에 특화한 Arm이 대표적인 IP 업체다. 칩스앤미디어는 영상 처리 목적인 ‘비디오 코덱’ 분야에 경쟁력을 입증받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M&A를 위한 체력을 비축했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은 700억원, 확보한 매출 채권은 100억원어치 이상이라고 했다. 또 “필요할 경우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 방안도 열려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IP 업체는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고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야 한다”며 “이미 복수의 M&A 후보군 리스트를 작성해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GE 엔지니어 출신으로 한국통신하이텔 등 정보기술(IT) 기업을 거친 후 2005년 IP 사업부문장으로 칩스앤미디어에 합류했다. 2008년부터 16년째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까지 170개 이상의 글로벌 고객사에 IP를 공급했고, 지난해 기준 당사 IP가 적용된 시스템온칩(SoC) 출하량은 30억 개를 넘어섰다”며 “다양한 고객 기반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우리 회사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대표는 자동차용 IP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시했다. TV와 가전용 IP는 2~3년 후 로열티가 발생하지만, 제품 수명이 짧다. 이에 비해 자동차용 IP는 실제 적용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제품에 채택되면 10년 이상 안정적인 로열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안전성 검증에 긴 시간이 걸리는 대신 한 번 채택한 IP는 쉽게 교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미·중 패권 전쟁으로 반사이익도 보고 있다고 했다. 주요 경쟁업체인 중국의 베리실리콘이 미국 정부의 견제를 받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중국도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중국 시장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칩스앤미디어는 2024년 중국 현지 반도체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했다.

올해 경영 목표로는 매출 10% 증가, 영업이익률 30% 달성을 제시했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는 올해 초 CES에서 공개한 AI 기반 화질 개선 기술 ‘AI ISP’를 꼽았다. 김 대표는 “출시 초기 단계인 만큼 고객사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5년 내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칩스앤미디어는 주주, 임직원과 성과 공유도 적극적이다. 칩스앤미디어의 현금배당 성향은 2024년 20%에서 지난해 40.2%로 두 배로 뛰었다. 김 대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25%는 임직원 인센티브로, 나머지의 25%는 주주 배당에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도 이런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