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보다 중요한 격투기 관람?"...트럼프의 위험한 '마이웨이'

입력 2026-04-12 15:48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끝내 결렬된 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종합격투기(UFC)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12일(현지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되던 미·이란 종전 협상이 결렬을 선언할 당시,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 열린 ‘UFC 327’ 경기를 직관 중이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오랜 측근인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장녀 이방카 트럼프, 마이애미 출신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과 함께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컨트리록 가수 키드 록의 음악에 맞춰 당당하게 입장했다. 특히 입장 과정에서 자신을 향해 '이란 전쟁과 관련해 미국 우선주의를 배신했다'며 날을 세워온 유명 해설위원 조 로건과 악수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현장 취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 일행이 시종일관 미소를 지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아이러니한 상황은 이슬라마바드 현지에서 발생했다.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타결이 불발됐음을 공식 발표한 직후, 경기장 내 대형 스크린에는 경기를 관람 중인 트럼프 대통령과 루비오 장관의 모습이 그대로 송출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가 안보의 중차대한 분수령이 될 종전 협상이 결렬되는 긴박한 순간에 대통령이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을 의식한 듯,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을 이끈 밴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과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 파키스탄과의 3자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지속해서 소통했다"며 "지난 21시간 동안 정확한 횟수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6번에서 12번 정도 대통령과 통화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협상 과정에서 현장에 동행한 루비오 장관은 물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브래드 쿠퍼 미 중부사령관 등 안보 핵심 인사들과도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김정우 기자 en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