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 표시 못 믿겠네"…4개 중 1개는 내용량 부족

입력 2026-04-12 16:11
수정 2026-04-12 16:14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정량표시상품 1002개를 대상으로 내용량의 적정 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시중에 판매되는 정량표시상품 4개 중 1개는 실제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량표시상품이란 화장지, 과자, 우유 등의 상품 포장에 '2m', '500g', '1.5L'와 같이 길이·질량·부피 등을 표시한 상품을 가리킨다. '계량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실제 내용량이 표시된 양보다 일정 범위(법적 허용오차)를 초과해 적게 포장하는 것은 금지된다.

이번 조사는 대형마트, 지역마트, 온라인몰에서 직접 구매한 상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대상 품목은 △쌀·라면·우유 등 기초생활물품 △유가공품·음료·간편식 등 소비자 밀접 상품 △조미료·주류·유기농 식품 등 용량 대비 고가 상품 △냉동수산물 등 정량 관리가 까다로운 상품 등이다.

이번 조사 결과 내용량이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상품은 2.8%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법적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상품별 내용량의 평균값을 보면 조사 대상 상품의 25%가 표시량보다 적게 포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제조업자가 법적 허용오차 기준 내에서 내용량을 적게 채우는 방식으로 제도를 악용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 같은 꼼수를 막기 위해 '평균량 기준' 도입을 포함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된 제품 전체의 내용량 평균치가 반드시 표시량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아울러 정부는 시판품 조사 규모를 연간 1만 개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약 400조원에 달하는 정량표시상품 시장 규모에 비해 연간 조사 물량이 약 1000개 수준에 그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법적 허용오차를 벗어난 비율은 생선류, 어패류 및 수산물이 9%로 가장 높았다. 해조류(7.7%), 간장 및 식초(7.1%), 위생용품 및 생활용품(5.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평균 내용량이 표시량보다 적은 품목군은 음료류 및 주류가 44.8%로 가장 많았다. 콩류(36.8%), 우유(32.4%), 간장 및 식초(31.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정량표시상품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라며 "평균량 개념 도입과 사후관리 강화를 통해 생활필수품의 내용량이 정확하게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