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같던 할머니"…'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강계열 할머니 별세

입력 2026-04-11 07:58
수정 2026-04-11 08:08
독립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에 나온 강계열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102세.

영화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진 감독은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 주인공 강계열 할머니께서 오늘 오후 떠나셨다"며 “2012년 9월9일 처음 뵙던 날에도 소녀 같았는데 그 소녀는 100세가 되어 강을 건너가셨다. 좋아하는 조병만 할아버지 곁으로. 할머니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썼다.

1924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난 고인은 횡성에서 자랐다. 14살이던 1938년에 9살 연상의 남편 조병만씨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들 부부의 삶은 지역 언론과 방송을 거치며 대중에 알려졌다. 2010년 7월 횡성신문은 이들 부부의 사연을 '횡성 5일장 노년 스타 부부'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2011년 1월엔 SBS TV '스페셜 짝', 같은 해 11월엔 KBS 1TV '인간극장-백발의 연인'이 방송되면서 이들 부부의 일상이 전파를 탔다.

이들의 이야기는 2014년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다시 한 번 소개됐다. 영화는 2013년 12월 남편 조병만씨가 세상을 떠난 뒤 두 사람의 일상과 이별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2014년 11월 개봉해 48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역대 독립영화 흥행 1위 기록을 세웠다.

가수 양지은의 노래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곡으로 알려져 있다.

고인은 2019년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에 출연해 가족과 남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당시 "딸 셋, 아들 셋(1명은 먼저 작고), 손주 33명인데 하나 더 낳았다”고 말했다.

남편에 관해선 "나한테 반말 안했다. '밥 잘 먹었어요, 고마워요' 그랬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밤에 자다가 할아버지 생각을 하면 이불, 베개가 젖도록 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빈소는 원주의료원 장례식장 4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7시45분, 장지는 횡성군 청일면 선영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