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사용자성 인정 안돼"…노란봉투법 이후 첫 판단

입력 2026-04-10 22:42
수정 2026-04-10 23:39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가 처음으로 원청의 하청노조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판단을 내렸다.

10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따르면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을 기각했다. 노조는 조종사들이 원청으로부터 직접 지시와 관리를 받는다는 이유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동위는 작업 수행 과정에서 자율성이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당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개정 노조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가 원청 사용자성을 부정한 첫 사례다.

한국타워크레인노조는 사용자성을 인정해 달라는 신청을 줄취하하고 있다. 노동계에 따르면 해당 노조는 법 시행 이후 93곳의 원청을 상대로 미공고 시정 신청을 했다. 하지만 이날 기각 판단을 받은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 8곳을 제외하고 모두 취하했다. 같은 업종 하청노조인 한국건설산업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 역시 59곳의 건설회사를 상대로 교섭단위 분리 결정 신청을 했지만 59건 전부 취하했다.

이날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법 시행일인 지난달 10일 이후 이달 9일까지 한 달간 372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1011개 하청노조·지부·지회 소속 약 14만6000명이 교섭을 요구했다. 상급 단체별로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356개 사업장, 한국노총 344개 사업장, 미가맹 52개 사업장으로 집계됐다. 하청의 교섭 요구에 대한 사실을 공고하며 교섭 절차에 들어간 원청은 총 33개다. 이 가운데 교섭 요구 확정 공고까지 이뤄진 곳은 총 19개다.

원청노조의 사용자성을 함께 판단하는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에 대한 미공고 시정 신청’은 총 170건이 접수됐다. 이 중 사용자성이 인정된 6건을 제외하고 총 54건이 진행 중이다. 110건은 취하됐다.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총 117건이 접수된 가운데 13건이 인용되고 6건이 기각됐다. 신청 취하는 86건이며 12건은 현재 진행 중이다. 다음주 15일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하청 노조가 신청한 교섭 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 사건에 대한 판정이 예정돼 있다.

곽용희/정희원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