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가르치다 사고 부른다…생존수영, 이동부터 '안전 구멍'

입력 2026-04-11 09:00

초등학생 필수 교육인 '생존수영'이 되레 아이들을 위험에 내몰고 있다. 물속 생존법을 가르치기 전에 이동 과정부터 시설까지 전 구간이 '안전 공백' 상태라는 지적이 거세다.

11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역 일부 초등학교는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어린이통학버스 대신 일반 전세버스를 동원하고 있다. 기본 안전장치조차 없는 차량이다. 하차 확인 장치가 없고, 황색 도색과 정지표시장치도 빠져 있다. 승하차 순간 사고 위험이 그대로 노출된다. 안전띠 역시 성인 기준이다. 충격 시 어린이 보호 기능은 기대하기 어렵다.

법적 기준도 충돌한다. 생존수영 수업은 일정 기간 동일 노선을 반복 운행하는 ‘정기 운행’의 성격이 강해, 어린이통학버스로 신고하고 보호자 동승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경기도교육청은 도로교통법 제2조 제23호를 근거로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해당 조항은 어린이통학버스를 ‘현장체험학습 등 비상시적으로 이뤄지는 교육활동을 위한 이동을 제외한’ 통학 등에 이용되는 자동차로 정의한다. 경기도교육청은 생존수영 이동이 이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고 해석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행정 편의를 위한 해석일 뿐"이라는 것이다. 한 안전 전문가는 "사고가 나면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법 취지를 왜곡한 위험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수영장 내부에서도 반복된다. 교육부는 학생 가슴 높이 수준의 수심을 권장한다. 그러나 일부 학교는 성인용 수영장을 그대로 활용한다. 깊은 수심을 보완한다며 설치한 '수심 조절판'은 또 다른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틈에 끼이거나 구조물이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실제 참사는 이미 일어났다. 2014년 부산, 2016년 인천에서 수심 조절판 관련 사고로 어린이가 목숨을 잃었다. 관리 인력이 배치돼 있어도 사각지대에서는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경기도교육청은 "아이들이 교육받고 있는 성인용 수영장은 안전 점검을 진행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이동부터 수업까지 전 과정이 위험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임시방편과 안일한 해석이 사고를 키운다"며 "생존수영은 이름 그대로 '생존'이 걸린 교육인 만큼, 전면적인 안전 기준 재설계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수원=정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