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비밀 수업"…올리브영 VIP만 갈 수 있는 '이곳'

입력 2026-04-10 16:54
수정 2026-04-13 10:25
"주변 시선을 너무 신경쓰지 말고 커피를 후루룩 마셔보세요. 커피와 공기가 입 안으로 함께 훅 들어오면서 맛과 향이 제대로 느껴질 겁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장충동 스타벅스 장충라운지R점 매장 지하. 커피 수업이 한창이었다. 안다현 장충라운지R점장이 참가자들에게 커피를 즐기는 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안 점장이 "고품질의 원두로 내리거나 뽑은 커피일수록 산소와의 접촉에 따라 풍미가 바뀐다"며 커피를 소리를 내며 들이키라고 설명하자 곳곳에서 후루룩 소리가 들려왔다. 다른 이들을 따라 커피를 마시자 커피와 함께 은은한 꽃향기가 입안을 맴돌았다.

CJ올리브영이 멤버십 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리브 클래스 with 스타벅스’ 현장이다. 참가자는 최근 6개월간 100만원 이상을 소비한 ‘골드’ 등급 회원 중 추첨으로 선발됐다. CJ올리브영에선 이처럼 ‘경험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VIP 대상 강좌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날 강좌도 20여명 정원에 대기자만 수십 여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CJ올리브영 주 고객층인 2030여성들이 주로 참석한 가운데, 커피 내리는 법부터 맛과 향을 즐기는 법, 커피 취향을 찾는 법까지 커피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 교류가 이워졌다. 한 참석자는 “올리브영에서 물건을 즐겨 사다가 커피 클래스까지 듣게 됐다”며 “평소에 잘 들을 수 없는 수준 높은 강의를 접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최근 VIP 체험 혜택을 늘리고 있다. 혜택은 다른 곳에서 쉽게 할 수 없는 '체험'에 초첨을 맞췄다. 그간 유통업계 멤버십이 주로 할인 쿠폰이나 적립 등 가격 혜택 중심이었다면, 올리브영은 브랜드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으로 전략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고급 백화점 못지않은 체험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진행한 커피 수업과 같이 소수 정예 클래스인 올리브 클래스를 매달 운영한다.

주로 뷰티·웰니스 브랜드와 협업해 운영하는데, 최근엔 커피, 쿠킹, 취미 등으로 콘텐츠 범위를 넓히고 있다. 4월에는 아이소이, 연작, 셀렉스 등이 참여해 성분 교육과 메이크업 강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와 연계한 쿠킹 클래스, 재능공유 플랫폼 탈잉과의 제휴를 통한 온·오프라인 강의도 있다. 최근 각 브랜드가 자사몰에서 제품을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등 자체 유통 채널을 키우기 시작하자 ‘록인 효과’(소비자 이탈 방지)를 노리고 차별화 서비스에 나선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VIP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2년새 혁신 매장인 ‘올리브영N 성수’에 이어 지난달 ‘올리브영 센트럴 강남 타운’에도 VIP 전용 라운지를 열었다. 최근 6개월간 구매액이 7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이면 강남 라운지만, 100만원 이상이면 강남·성수 라운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라운지에선 음료와 스낵이 모두 무료다.


CJ올리브영은 백화점을 벤치마킹해 VIP 서비스를 도입했다. 백화점들의 가격 할인 경쟁이 한계에 이르면서, 새로운 경험이나 색다른 공간에 따른 체류 시간을 새로운 경쟁 요소로 삼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예컨데 백화점은 구매 기준 상위 고객 소수를 VIP로 구분하고 밀착 관리한다. 전용 라운지에서 미쉐린 레스토랑 셰프가 만든 디저트를 주고, 프라이빗 문화·예술 행사 초청 및 주차 혜택 등을 제공한다. 연간 수억원을 써야 멤버십 회원이 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VIP 등급을 받기 위해 연말에 집중적으로 소비하곤 한다.

CJ올리브영이 VIP 서비스를 강화하는 이유다. VIP 전용 서비스를 강화하면 상위 등급에 들고자 하는 이들이 구매를 늘리게 되고, 중장기적으로 매출 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그간 충성 고객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올리브 멤버스 혜택을 지속 강화해 왔다"며 "올리브영만의 체험형 콘텐츠와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을 지향한다"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