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부담 강화를 지시한 배경에는 부동산에 쏠린 자금이 주식 등 자본시장으로 흐르는 ‘생산적 금융’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은 “자본이 비생산적 시장, 대표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묶여 있는데 이를 생산적 분야로 전환시키는 게 이번 정부 최대 과제이자 목표”라고 했다.
현행 법인세법과 종합부동산세법은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세제상 불이익을 주고 있다. 기업이 사업과 관련 없는 부동산 자산을 투기 목적으로 과도하게 보유하는 걸 억제하기 위해서다. 업무와 관련 없는 부동산을 유지·관리하는 돈은 비용처리할 수 없고, 감가상각비도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는 법인세 부담 증가로 작용한다.
종부세법도 업무용 부동산과 달리 비업무용 부동산은 종합합산 대상으로 분류해 과세 기준액이 5억원 이상이면 종부세 대상으로 규정한다.
이 대통령이 말한 ‘대대적인 부담 강화’가 결국 이들 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를 위해 미리 확보해 놓은 부지까지 비업무용으로 분류해 세금 부담을 가중하는 것은 우려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국내 주식 투자와 관련해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를 같은 수준에서 바꿔야 한다”고 한 건 도입이 무산된 금융투자소득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거래세의 단계적 인하를 전제로 한 금투세 도입에 찬성 입장이었지만, 도입을 한 달여 앞둔 2024년 말 폐지로 선회했다.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은 “국내 주식시장이 너무 어려워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