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추경인데…인플루언서·연예인 섭외비 수억원 편성?

입력 2026-04-09 16:05
수정 2026-04-09 16:15
지식재산처가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등 위기 대응 추가경정예산에 인플루언서·연예인 홍보비에 수억 원을 편성하는 등 취지와 동떨어진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구미시갑)에 따르면 지식재산처는 이번 추경 예산안에 산규 사업인 ‘K-브랜드 국가인증제도 운영 사업’을 포함시켜 95억원의 사업비를 반영했다.

이른바 'K-브랜드' 위조상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 인증 표장을 국내·외에 출원하고 위조상품 추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내역을 살펴보면 △정부 인증표장 국내외 출원 (28억) △해외 위조상품 추적인프라 구축 (38억) △국내외 홍보비 (25억) △전담기관 운영비 (4억) 등으로 편성됐다. 총사업비의 25% 이상이 홍보비인 셈이다.

세부적으로는 인플루언서·K-POP 스타 협업비, 드라마·예능 PPL 등에 10억원을 쓸 계획이다. 인플루언서 5명을 섭외하는데 2억원, K-POP 스타를 섭외하는데 4억원, PPL 간접광고 비용으로 4억원을 투입한다. 구자근 의원은 "국민들은 고물가, 고환율 여파로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연예인 광고를 위해 수억 원의 혈세를 펑펑 쓰겠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PPL 예산은 지상파 3사(KBS, MBC, SBS)와 JTBC만 포함되어 있어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쟁과 고유가 등 복합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편성한 추경이라는 점과 위조 상품 대응은 법적·기술적 대응이 핵심임에도 연예인·SNS 홍보에 대규모 예산을 쓰는 것은 사업 목적과 수단에 심각한 불일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