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 4%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해소되더라도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농산물과 식품, 반도체 등 다양한 품목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의 스티븐 도버 수석시장전략가(사진)는 7일(현지시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3% 수준인 미국 인플레이션이 올해 소폭 하락해 2%에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했다”며 “지금은 최소 3%, 매우 나쁜 상황에서는 4%까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버 전략가는 올해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횟수도 기존 두 차례에서 한 차례로 낮춰 전망했다.
해협 통행 재개에도 유가가 이란전 이전 수준으로 내려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이다. 그는 “파괴된 (원유 정제) 인프라를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중동 정세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들을 향해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클수록 감정적 대응보다 절도 있는 투자 전략이 중요하다”며 “변동성지수(VIX)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버 전략가는 “지난 30~40년 동안 VIX가 30을 넘었을 때 1년 후 중간 수익률은 약 23%였고, 50을 넘으면 약 30%로 100% 적중했다”며 “시장 하락 시 분할 매수하고 변동성이 30을 넘으면 추가 투자, 50을 넘으면 적극적인 투자 결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망 산업군으로는 헬스케어를 꼽았다. 그는 “세계 인구 고령화로 신규 고용 증가의 대부분이 헬스케어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융 섹터도 긍정적이며, 방위산업은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구조적인 성장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시장 불안 요인으로 지목된 사모 대출은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도버 전략가는 “한때 정크 시장으로 불리던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예전보다 위험도가 낮고 만기가 짧으며 유동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달러 강세 흐름에 대해선 “달러는 상승했고 특히 한국 대비 많이 올랐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향후 5~10년 동안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버 전략가는 “S&P500은 올해 말 7000~7400 수준과 약 10%의 이익 증가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