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기자재 전문기업 일진파워(대표 이광섭)가 소형모듈원전(SMR),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 차세대 원전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진파워는 8일 창립 37주년을 맞아 대전 유성구 기술연구소에서 개관식을 열고 차세대 원전기술 개발에 본격 나설 것을 선언했다. 개관식에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국제핵융합연구원,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기술, i-SMR 기술개발사업단 등 국내 원자력·에너지 분야 대표가 대거 참석했다.
울산에 본사를 둔 일진파워가 대전에 연구소를 마련한 것은 원자력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창업주 이상업 회장의 남다른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전 유성구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관련 연구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원자력기술연구의 산실”이라며 “보다 깊이 있고 체계화된 원자력 기술 연구개발을 위해 이곳에 연구소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연구소에 상주인력만 기술 자문, 사업 관리, 설계, 행정지원 등 모두 5명에 이른다. 연구소 내부에는 일진파워 원자력 기술력과 주요 성과를 소개하는 홍보관도 조성했다.
이 회장은 1989년 맨손으로 원전 경상정비 기업을 세워 원자력 발전· 플랜트 정비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갖춘 중견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키워냈다. 이 회장은 2009년 말 한국형 원전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기술 장인으로도 잘 알려졌다. 당시 그는 UAE에 수출될 3세대 원전이 진도 8.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을 가상 실험을 통해 입증하는 ‘가압경수로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장치’ 아틀라스(ATLAS)를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일진파워는 SMR 등 차세대 원전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강소기업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해 3월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163억원 규모의 혁신형 SMR 종합 효과 시험장치 제작·설치 계약을 따냈다. 혁신형 SMR은 통합형 가압수형 소형 모듈 원자로로, 한수원이 개발 중인 차세대 원전 모델이다.
일진파워는 2001년 캐나다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삼중수소 저장장치 상용화에 성공했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한국전력기술과 핵융합 에너지 분야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중소 제조업체로는 처음으로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자력발전소 삼중수소 제거설비(CTRF) 기자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유럽 원전기자재 시장에도 본격 진출했다.
창업주의 가업을 이어받은 이광섭 대표는 “대전 기술연구소 개관을 계기로 차세대 원전기술 개발을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K원전 기자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