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초교에서 학부모 공개수업을 폐지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공개수업을 폐지한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 사이에서는 교권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대면 접촉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 송린초는 올해부터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지 않는다. 전교생이 150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개수업을 하면 2000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려 안전 관리 부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공개수업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자녀의 학교생활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줄어드는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된다. 송린초 학부모 오모씨는 “공개수업을 통해 자녀의 수업 참여도와 또래 관계 형성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더라도 교육 효과와 소통 측면에서 공개수업의 필요성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부모회가 지난달 학부모 4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공개수업 유지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8%(367명)로, 반대(22%·103명)를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결정이 학부모와의 대면 접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증가와 이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교사들은 학부모와의 소통에서 대면보다 문자·전화 등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 서울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이 발표한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교사가 선호하는 소통 수단은 문자, 메신저, 전화 등 비대면 방식이 73.2%를 차지했다. 대면 상담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4.8%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공개수업이 교사의 수업 개선과 학부모 신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폐지하기보다는 교사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대면 공개수업이 어렵다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방식이라도 고려해야 한다”며 “악성 민원을 우려하는 교사가 많으면 평소 문제를 일으킨 학부모에게는 공개수업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내규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