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공개수업을 폐지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공개수업을 폐지했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보호 기조가 강화되면서 학부모와의 대면 접촉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의 송린초는 올해부터 학부모 참관수업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전교생이 약 1500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개수업을 진행할 경우 학부모와 조부모 등 방문 인원이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안전 관리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공개수업은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에 따라 학교 측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학사 운영 계획을 확정하면 공개수업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수 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의 학교생활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줄어든 데 대한 불만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송린초 학부모 오모 씨는 “공개수업 때 아이가 수업에 얼마나 집중하는지, 또래 친구들과 어떻게 지내는지를 직접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했다”며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더라도 교육 효과와 소통 측면에서 공개수업의 필요성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 학부모회가 지난달 학부모 4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공개수업 유지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78%(367명)로, 반대(22%·103명)를 크게 웃돌았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결정이 단순한 안전 문제를 넘어 대면 접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민원 증가와 이에 따른 교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의도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교사들은 학부모와의 소통에서 대면보다 문자·전화 등 비대면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이 발표한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 현황 분석 및 개선 방안’에 따르면 교사가 선호하는 소통 수단은 문자·메신저·전화 등 비대면 방식이 73.2%를 차지했다. 대면 상담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14.8%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학부모와의 대면 접촉을 기피할 수록 오히려 악영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학부모 이모 씨는 “교사와 학부모가 대면할 기회가 아예 사라지면 오히려 서로 간 오해가 커질 수 있다”며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는 일부에 불과한데 전체 학부모가 부담 요인처럼 인식되는 점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공개수업이 교사의 수업 개선과 학부모 신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폐지하기보다는 교사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 방식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과 관련해 학부모에게 수업 공개를 아예 거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면 공개수업이 어렵다면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성 민원을 우려하는 교사가 많다면 평소 문제를 일으킨 학부모에 대해서는 공개수업 참여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내규를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