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하겠다던 대기업, 기술만 빼갔다"…中企 기술탈취 피해 호소

입력 2026-04-07 14:54
수정 2026-04-07 15:01

공익 재단법인 경청이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하는 방식과 유형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태관 경청 이사장은 7일 간담회에서 “처벌이 다른 나라에 비해 약하기 때문에 기술 탈취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기술 탈취를 시도한 기업이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는 중소기업 권리회복을 위한 공익 재단법인 경청과 국회 무소속 김종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의원이 공동 주최로 열렸다.

대기업의 기술 탈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표도 참석해 피해를 호소했다. SK에코플랜트와 친환경 소각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 기술로 분쟁을 겪고 있는 엔이씨파워, 한화솔루션과 방열 기기 관련 법적 분쟁을 펼치고 있는 CGI, KT와 테이블오더 서비스 핵심 기술 탈취로 분쟁 중인 티오더, 국내 1위 죽염 제조사 인산가와 8년여간 제조설비 기술 탈취를 둘러싼 소송을 진행 중인 씨디에스글로벌 등이다.

씨디에스글로벌 대표를 대신해 참석한 김찬미 변리사는 “긴 시간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수십 년간 지켜온 중소기업의 기술은 대기업에게 뺏겼고 회사는 문을 닫았으며 창업자는 억울함 속에 눈을 감았다”며 “기술 탈취 사건은 기업의 존망과 직결되는 만큼 법원이 신속하게 판결을 내리도록 하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의 거대 자본과 조직을 상대로 방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며 “사업 협력, 인수 협상 과정에서 제공된 정보의 유용 여부에 대해 대기업의 입증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영수 CGI 대표는 “제조업의 공정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데만 2년 반 이상 걸리는데 인수합병 협상 과정에서 우리 기술을 파악한 한화솔루션은 협상 결렬 3개월 만에 태국에 공장을 세우고 유사 제품을 양산했다”며 “이로 인한 피해 금액만 300억원을 웃도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쟁이 장기간 가다 보니 피해 중소기업이 버틸 힘이 없고 그 과정에서 부도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문제 만큼은 이재명 정부에서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간담회가 사회적 합의를 통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선 중기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