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 대표 대출받겠다는데…증권가 "고이자 감수해야" [종목+]

입력 2026-04-07 14:11
수정 2026-04-07 14:12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가 증여세를 납부하기 위해 대규모 보유주식 매각(블록딜) 대신 주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지만, 증권가에서는 주식담보대출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대출이 성사되더라도 전 대표가 고금리 조건을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증권사 리테일 부문에서는 전 대표에 대해 삼천당제약 주식을 담보로 대출해주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중론이다. 상당수 증권사가 삼천당제약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설정해놨기 때문이다. 신용거래나 미수거래를 막아놓은 위험한 종목의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의 리테일 부문이 대출해줄 수 없을 것이라고 증권업계 관계자는 분석했다.

전 대표가 필요로 하는 금액 규모도 문제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대표는 앞서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증여세 1차 납부 관련 주식 담보 대출 원리금 상환을 위해 390억원 △잔여 증여세액 납부를 위해 1240억원 △주식 매각에 따른 양도소득세 및 제반 세비 등을 납부할 705억원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증여세를 나눠 내는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한다고 가정해도 당장 수백억원가량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담보대출 규모가 20억원 이상이면 리스크 심사 부서, 해당 종목이 포함된 섹터를 담당하는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 대출 담당 부서의 3중 심사를 거쳐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애널리스트가 삼천당제약 대출에 우호적으로 나설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리테일 부문 대신 증권사의 투자은행(IB) 부문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 전 대표를 삼천당제약의 ‘최대주주 등’에 포함됐다고 보고 기업간거래(B2B) 개념으로 거래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복수의 증권사와 자금 조달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 삼천당제약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려면 전 대표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거래대금이 많은 증시 상황도 전 대표에게는 악조건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눈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개인투자자 대상의 신용대출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에 전 대표에게 조달할 자금을 제공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월말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120일 평균 거래대금은 22조8938억원으로, 작년 12월 말 기준 평균 거래대금(13조9882억원) 대비 63.66% 증가했다.

한 증권사 지점 PB는 “증시 거래대금이 확대 추세일 때 최대주주 대상 대출 집행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저금리로 대출받은 최대주주에게 상환하라고 압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미수 거래를 할 때보다 더 높은 금리를 약속해야 전 대표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실제 전 대표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식담보대출 등의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이자 폭탄’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