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유한) 태평양(BKL)이 학계·연구기관과 함께 인공지능(AI) 법·정책 논의를 위한 협력 플랫폼을 출범시키며, AI 정책 패러다임이 '안전·윤리' 중심에서 '혁신·성장'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제시됐다.
태평양은 한국정보통신법학회, 한국데이터인공지능법정책학회, 정보통신정책연구원과 공동으로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제1회 AI 법정책 포럼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AI 분야 법률·정책 전문가 20여 명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구성됐다.
첫 발제에 나선 문정욱 정보통신정책연구원 AI정책연구실장은 '국내외 AI 정책 동향과 과제'를 주제로, 글로벌 정책의 방향 전환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안전과 윤리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실행과 혁신, 성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의 AI 준비도가 글로벌 상위권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데이터·인프라 등 생태계 기반 구축과 국제 규범 주도권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생성형 AI를 둘러싼 저작권 쟁점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정원준 법무법인 광장 수석연구위원은 해외 판례를 분석하며 AI 학습 과정에서의 '공정이용' 인정 기준을 설명했다. 합법적으로 확보된 데이터 활용과 필터링 조치가 공정이용 판단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반면, 시장 대체성이 인정될 경우 저작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범용 AI와 특정 서비스형 AI의 구분 필요성, 학습 데이터 라이선스 시장 형성 가능성 등 주요 쟁점이 논의됐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선사용 후 보상' 방식의 저작권 제도 개편과 관련해, 시장 형성 여부와 기술적 실효성 등을 둘러싼 찬반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AI 법정책 포럼은 오는 6월 AI 기본법 개정과 산업 정책을 주제로 추가 공개 세미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유진 기자 magiclam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