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과 같은 ‘메모리 다운턴(하락기)의 악몽’은 재연되지 않을 겁니다.”
채장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2부 부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피크아웃(고점 통과) 공포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3가 메모리 반도체 관련 장기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있어서다. 그는 “과거처럼 공장을 짓고 물량을 찍어내면서 발생한 공급 과잉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철저히 예정된 주문 수량에 맞춰 증설하는 방식으로 진화한 만큼 사이클 하락기가 오더라도 실적 하방이 방어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과거에는 메모리 업황의 경기순환적 특성에 따라 ‘고PER(주가수익비율)에 사서 저PER에 팔라’는 말이 격언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다르다”며 “하락기에 방어력이 입증되면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방 수요처의 체질 변화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PC 등 소비자 지갑 사정에 민감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물량이 절반 이상이었다면 현재 빅테크와의 기업 간 거래(B2B)가 절반을 넘어섰다. 채 부장은 “수요 변동성이 과거보다 훨씬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투톱의 탄탄한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황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는 재고 수준인데 현재 생산되는 물량을 고객사들이 바로바로 가져가 메모리 재고가 늘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반도체 주가를 뒤흔든 터보퀀트 쇼크와 관련해서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칠 요인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채 부장은 “메모리 효율화로 절감한 비용은 또 다른 데이터센터 확장에 재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메모리 수요를 줄이는 게 아니라 확대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에 따라 한투운용은 최근 ‘한국투자 삼성전자&하이닉스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비중을 최고 50%까지 높일 수 있는 공모펀드다.
채 부장은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단기 수익을 노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중심의 구조적 성장 흐름을 믿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