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 철회' 삼천당제약 "기술수출 회사 아닌 제품 공급 회사"

입력 2026-04-06 18:04
수정 2026-04-06 18:17

전인석 삼천당제약 대표이사는 6일 “삼천당제약은 제품을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회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전 대표는 최근 주가 급락 속 대규모 지분 매각(블록딜) 계획을 철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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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표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천당제약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제기된 계약 규모 관련 논란에 대해 “삼천당제약은 기술을 파는 기술수출회사(바이오텍)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삼천당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에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을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공시하며 마일스톤으로 1500억원을 수령하고, 제품 판매 수익의 90%를 삼천당제약이 배분받기로 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마일스톤 규모가 주식시장의 기대보다 적다는 실망감에 더해 전 대표의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 계획으로 인한 오버행 우려로 삼천당제약의 주가가 크게 출렁였다. 이날 삼천당제약의 정규장 종가는 61만8000원으로, 지난달 30일의 고점(118만4000원) 대비 47.8% 하락했다.

삼천당제약 주가는 지난 2일 60만9000원까지 빠졌다가,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다시 힘이 빠졌다. 이를 두고 포털사이트 종목토론방의 한 투자자는 “개미(개인투자자)들끼리 폭탄 돌리고 있네”라며 “언제 터질까”라고 우려했다.

주가 급락의 계기가 된 미국 파트너사와 계약 구조에 대해 전 대표는 “회사 제품의 경쟁력이 뛰어나기에, 파트너사가 9대1의 수익배분 비율을 받아들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세마글루타이드의 물질특허가 만료된 직후부터 경구용(먹는 알약) 제네릭(복제약)을 출시할 가능성, 원가 경쟁력 등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노보노디스크는 세마글루타이드를 경구제로 만들기 위해 SNAC라는 부재료를 사용했다. 위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체내에 흡수되도록 돕는 성분이다. 이 성분도 특허로 보호받기 때문에, 2030년대 후반까지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이 출시되기 어렵다고 삼천당제약은 말하고 있다.

전 대표는 간담회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된 논의자료를 공개하며 “이 서류에는 S-PASS의 특허번호와 함께, ‘제네릭’, ‘SNAC-프리’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SNAC의 특허가 만료되기 전이라도 S-PASS가 적용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네릭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천당제약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미 FDA로부터 제네릭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전 대표는 특히 강조했다. 미국에서 시판허가를 얻기 위해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규제당국으로부터 제네릭이라는 걸 인정받으면 임상 개발보다 간단한 생물학적동등성 실험을 통해 제네릭에 대한 시판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삼천당제약 측은 S-PASS 플랫폼 자체에 대한 특허는 등록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했다. S-PASS를 활용한 또 다른 부재료가 첨가된 세마글루타이드, S-PASS가 적용된 경구용 인슐린 각각에 대한 특허를 특정 국가에 등록시켰다고 삼천당제약 측은 설명했다. 또 S-PASS가 적용된 경구용 인슐린의 특허가 등록됐기 때문에, S-PASS 자체도 특허로 보호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플랫폼 기술이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 각각의 약물에 대한 특허가 제품 출시 직전 등록되도록 하는 게 전략”이라며 “특허로 보호받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기 전인 이날 오전 전 대표는 앞서 공시한 2500억원 규모의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지분을 증여받은 데 따른 증여세 등을 납부하기 위해 지분 매각을 계획했지만, 이와 관련된 의혹 제기로 삼천당제약의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전 대표는 향후 주식시장과 활발히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까지 주주, 시장과의 소통에 미숙해 시장의 궁금증에 제때 답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앞으로 시장과 호흡하고 주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성숙한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