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여파로 인해 물가와 환율이 불안정해지면서 정부가 이른바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2년 전 폐지됐던 청년 관련 사업 예산 1600억원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예산은 야당의 반대에 부딪쳐 환노위 예산소위를 통과히지 못했다.
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에 따르면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위에서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업 예산 1600억원 증액을 정부에 요구했다. 청년층 실업률이 7.7%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쉬었음 청년이 50만명에 육박하고 있는 만큼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년내일채움공제는 청년·기업·정부 3자가 공동 적립해 중소기업 신규 취업 청년에게 만기 공제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2024년에 다른 비슷한 사업들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신규 지원이 중단됐다.
이에 대해 야권은 이번 추경의 취지와 맞지 않는 사업 부활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대응이 이번 추경의 핵심인데, 이미 정책적으로 종료된 사업을 다시 끼워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폐지된 사업을 재개하려면 별도의 입법 검토와 예산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추경 심사 과정에 포함시키는 것은 절차적 정당성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해당 예산은 소위에서 불용됐다.
다만 여권에서 요구한 근로감독 업무의 지방 이양에 대비한 행정 정보시스템 구축 예산 50억2300만원 증액안은 통과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증액안은 김주영 의원 주도로 강득구·김정호·김태선·박정·박홍배·이학영 의원이 요구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기존 청년 지원금조차 제대로 쓰지 못해 불용액이 넘쳐나는 마당에, 이미 폐지된 사업까지 전쟁 추경에 끼워 넣는 것은 명백한 '예산 하이재킹'"이라며 "긴급한 고유가·고물가 현장에 투입해야 할 혈세를 종료된 사업 부활에 쏟아붓는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표심 꼼수 증액"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동전쟁 위기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운 추경에 '근로감독 지방 이양' 예산을 증액하려고 한다"며 "사법경찰권을 가진 근로감독관 업무가 지방으로 이양될 경우 자칫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집행의 독립성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송곳심사를 예고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