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9일 신청분까지 '매도 데드라인' 연장?…급매 더 나올까 [돈앤톡]

입력 2026-04-07 13:30
수정 2026-04-07 13:34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 소화가 끝나가는 분위기가 나타난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 시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인 다음달 9일까지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하면 중과를 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다. 자신이 소유한 집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가 세입자를 낀 집을 팔 수 있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검토하라고 했다. 시장은 다주택자의 추가 매물 출회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도 차분하게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은 6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지금까지는 5월 9일 이전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완료하고 계약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4월 중순이 되면 더 이상 매각이 불가능하지 않으냐"며 "5월 9일 허가를 신청한 경우까지 (중과 유예를) 허용하는 게 어떻겠나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세를 놓은 1주택자들이 내놓는 집도 '임대 기간 만료까지 무주택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다주택자들의 주택에 세입자들이 있는 경우 세입자 임대 기간 만료까지 무주택자가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돼 있다. 다주택자에게만 혜택을 주고 왜 1주택자에게는 불이익을 주느냐는 반론이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주요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된 가운데, 이 구역에서 거래하려면 '가계약→허가→본계약→잔금→등기'의 순서를 거쳐야 한다. 현재 규정대로라면 매수자가 늦어도 5월 8일까지 구청의 토지거래허가증을 받고, 9일에는 본계약을 체결해야 매도자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이 대통령의 발언대로 '5월 9일까지 신청한 경우'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면 '매도 데드라인'이 2~3주가량 늘어나게 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받은 관할 지자체장은 15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산하 구청들은 대략 이달 13~17일을 기한으로 공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런 움직임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다시 상승 폭을 늘리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0.12% 상승했다. 전주에 0.06% 올랐던 것에서 상승 폭이 두 배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서 상승폭이 커지거나, 하락폭을 줄였다. 강남구는 0.22% 하락하며 하락 흐름을 이어갔지만, 서초구(-0.09% → -0.02%)와 송파구(-0.07% → -0.01%)는 사실상 보합권으로 들어섰다. 전주까지 하락을 기록했던 용산구(-0.10 → 0.04%)와 동작구(-0.04% → 0.04%)는 상승 전환하며 방향 전환의 시그널을 확인했다.

서울 외곽은 상승 폭이 크게 뛰었다. 서대문구와 강서구, 성북구가 각각 0.27%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중구(0.26%), 노원구(0.24%), 구로구(0.24%), 영등포구(0.24%), 종로구(0.22%), 광진구(0.2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강남 등 주요 입지 현장에서는 '급매가 모두 소화됐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반면 서울 외곽으로는 매수세가 쏠리며 신고가 거래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현장 분위기가 부동산 통계에 반영되기까지는 일정 기간의 '시차'가 발생하다 보니, 현장 움직임이 이제야 통계로 나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공급 숨통을 틔워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가격 하락으로 이끌 만큼의 파급력이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물 유도 효과에 주목했다. 함 소장은 "최근 수도권 아파트 매매 물량이 생각보다 빠르게 소화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가 이뤄지면 매물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고 다주택자가 추가로 물량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강서구 등 서울 외곽은 실수요가 몰리며 올해 들어 2~3%가량 가격이 오른 상태"라며 "늘어난 매물이 매수자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며 시장은 당분간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반면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美 IAU 교수)은 "이미 지난 3월 초중순에 나올 만한 다주택자 매물은 다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 위원은 "매물이 더 나오게 하는 게 핵심인데 쉽지 않을 것"이라며 "2주는 부동산 매수·매도를 결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