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떨어지고 성북·노원은 '쑥'…서울 아파트값 디커플링 양상

입력 2026-04-02 14:00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의 가격 조정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북구와 노원구, 강서구 등 서울 외곽은 오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최대 대출 한도가 6억원인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세가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주보다 0.12% 상승했다. 서울 자치구별로 흐름이 크게 엇갈린 가운데,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전주(0.06%)에 이어 2주 연속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 3구는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서초구(-0.09% → -0.02%)와 송파구(-0.07% → -0.01%)는 하락 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하락세를 나타냈고, 강남구는 0.22% 하락하며 전주(-0.1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 3구와 함께 하락세를 보이던 용산구는 이번주에는 0.04% 올라 상승 반전했다.

서울 외곽에서는 상승 폭이 크게 뛰었다. 서대문구와 강서구, 성북구가 각각 0.27% 올라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중구(0.26%), 노원구(0.24%), 구로구(0.24%), 영등포구(0.24%), 종로구(0.22%), 광진구(0.2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강남권에서는 하락 거래 신고가 계속됐지만,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는 신고가 거래 신고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전용 89㎡는 지난달 26일 44억7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는 직전 최고가(48억원)보다 3억2500만원 하락한 것이다.

강남구 도곡동의 '역삼럭키'도 지난 25일 전용 124㎡가 31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같은 면적대가 지난 2월 32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7000만원 내려갔다.

반면 서대문구 대현동에 '신촌럭키'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12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지난해 10월 거래된 10억2000만원 신고가보다 2억3000만원이 올라간 금액이다.

경기도에서도 자치구별로 흐름이 엇갈렸다. 과천은 0.11% 하락했으나, 0.30% 이상 상승한 곳도 다수였다. 용인 수지가 0.36% 올랐고, 화성 동탄(0.34%), 용인 기흥(0.32%), 안양 동안(0.30%)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시도 0.27% 올라 수요가 있음을 입증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고가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많이 밀집한 강남구는 고령 1주택자 등의 급매물이 여전히 출회됨에 따라 가격 하락 추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대출 활용도가 높고, 최대 6억원 대출이 가능한 '15억원', 특히 '10억원 이하' 단지의 경우 매물 출회 가능성이 작고, 전·월세 물건 역시 부족해 실수요 유입이 꾸준하다"고 덧붙였다.

서울 전셋값은 0.15% 상승해 전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 인천(0.09%)과 경기(0.14%) 전셋값도 상승 추세를 이어가 수도권 전체의 전셋값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

성북구가 길음·석관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0.27% 올랐고, 도봉구는 창·방학동 대단지 위주로 0.28% 상승했다. 마포구는 공덕·아현동 위주로 0.24%, 강북구는 미아·수유동 위주로 0.23% 상승했다.

'잠실 르엘'과 '잠실 래미안 아이파크' 등의 대규모 전·월세 물량을 소화한 송파구는 0.26%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구로구도 신도림동 역세권 위주로 0.23% 올랐고, 금천구는 시흥·독산동 위주로 0.19%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는 가운데, 교통 접근성이 우수하고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계약이 체결되며 서울 전체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