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범죄에 지방공무원도 가담…11건 중 9건 '지방'

입력 2026-03-29 12:48
수정 2026-03-29 13:07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대대적으로 실시한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에서 지방 공무원· 공기업 종사자 등도 43명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공개한 주요 검거사례가 전북 등 수도권 외 지역에 집중돼 있는 등 지방 부동산 범죄 사각지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0월 17일부터 올해 3월 15일까지 진행한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약 5개월간의 조사를 통해 1493명을 단속하고 640명을 송치했다. 이 중 중대 범죄를 저지른 7명은 구속됐다. 유형별 송치 인원은 농지 투기 249명(38.9%), 집값 띄우기 등 불법 중개 120명(18.7%), 명의신탁 미등기 전매 107명(16.8%), 공급질서 교란 77명(12.0%) 등이다. 이번 단속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눈에 띄는 점은 적발된 사람 중 공무원 등이 43명에 달했다는 점이다. 132명이 적발된 공인중개사와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수준이다. 지방직 공무원을 포함해 공기업 직원, 연구소 직원, 민간 위원 등 공무원 의자제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의제자는 업무의 공공성이 높아 범죄 처벌 시 공무원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는다.

경찰이 공개한 11개 단속 사례 대부분이 지방인 것도 눈에 띄는 점이다. 경찰은 불법중개, 공급질서 교란, 정비사업 비리, 기획부동산, 농지투기, 명의신탁 등 6개 유형을 나눠 총 11개 단속 사례를 공개했다. 이 가운데 서울은 허위로 실거래가를 띄운 한건이, 수도권에서는 농지를 불법전용한 경기도 화성시 사례 한 건이 공개됐다. 나머지 9건은 공공 임대주택을 분양받기 위한 위장전입 사례(전북), 가족법인을 활용한 허위 분양(청주), 재개발 사업권을 받기 위해 조합장에서 금품제공(전북), 조합 자금을 이용해 비용을 과다지급한 사례(광주) 등 지방 주요 지역에서 발생했다.

최근 공인중개사 협회가 법정 단체로 격상됐지만, 상당수 범죄에 중개사들이 연루되기도 했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 범죄수사대는 비회원 공인중개사와의 부동산 공동 중개를 제한하고 회원 간에만 중개하도록 담합한 공인중개사 등 35명을 검거해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2021년부터 작년까지 해운대구에서 개업 공인중개사 친목 단체를 조직하고, 비회원과의 공동 중개를 조직적으로 막은 혐의를 받는다. 해운대구는 자산가가 많이 사는 부산지역 부촌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규제가 약하고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정부의 관심도 상대적으로 낮다”며 “사각지대를 파고드는 중개사나 임대사업자 무리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범죄 과정에서 지방 공무원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커 제도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홍석기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을 부동산 범죄 특별수사본부장으로 해 10월까지 약 7개월간 집중 단속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한편 이번 특별단속 결과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4일 X(옛 트위터)에 이틀 먼저 공개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료를 올리며 “나라를 망치는 악질 부동산 범죄를 꼭 뿌리 뽑겠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