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폭발' 국중박보다 6배 많다…외국인 관광객 '바글바글' [현장+]

입력 2026-03-29 14:32
수정 2026-03-29 16:15


29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야외마당은 영상 15도의 따뜻한 봄기운 속에 활기로 가득 찼다. 형형색색의 한복을 갖춰 입은 가족 단위 관광객들과 가이드를 따라 이동하는 단체 관람객들로 붐볐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베트남, 일본, 중국, 우즈베키스탄까지 국적도 다양했다.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은 한 프랑스 관광객은 "아이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주고 싶어 경복궁 일대를 여행 중"이라며 연신 스마트폰 셔터를 눌러댔다.



관람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 하나는 12지신 동상이 원형으로 늘어선 공간이었다. 외국인들은 자신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한국의 12지신 중 어떤 동물에 해당하는지 계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본인의 띠 동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은 국적을 불문하고 공통적이었다.



12지신 동상을 지나 반대쪽 옥외 전시장으로 발을 들이자 또 다른 시간 여행이 시작됐다. 전통 마을의 모습을 간직한 '오촌댁(영양 남씨 살림집)'을 거쳐 1970~80년대 서울의 골목을 재현한 '추억의 거리'가 눈 앞에 펼쳐졌다. 이발소, 다방, 만화방, 사진관 등 근현대 한국인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이곳은 외국인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현대문구사' 앞에서 만난 베트남 여성 관광객은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정말 좋아하는데, 마치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온 것 같다"며 "실제로 물건을 팔거나 직접 들어가 체험해 볼 수 있는 요소가 더 많아지면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야외의 활기는 박물관 안에서도 이어졌다. 한국인의 일상과 일 년, 일생을 테마로 한 전시들이 무료로 개방되어 관람객을 맞이했다. 상설전시관2에서는 '태양력' 설명을 열심히 읽으며 한국의 절기와 세시풍속을 이해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총 228만명으로, 이 중 외국인이 135만명(59.2%)에 달했다. 관람객 10명 중 6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외국인 관람객 수가 약 23만명(전체 650만명 중 3.55%)인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이 같은 흥행의 비결로는 '독창적인 콘텐츠'와 '지리적 이점'이 꼽힌다. 한국인의 생활사를 다루는 전시 콘텐츠가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들에게 흥미와 공감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경복궁을 찾은 688만명의 관람객 중 외국인은 278만명(40.4%)에 달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인접한 민속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박물관이 외국인 관람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조사에서도 방문 이유 1위로 '전시 등 유익한 볼거리'가 꼽힌 데 이어, '유익한 체험 콘텐츠'와 '경복궁 등과 연계한 관광'이 그 뒤를 이었다.

지난 13일 블룸버그통신도 '케데헌 관광 열풍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북촌한옥마을을 포함한 서울 여행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보도한 바 있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지난 25일 "(우리 박물관은)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주제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생활사 박물관으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들의 특성을 찾아 전시실에 들어선 외국인 관객들은 결국 삶의 보편성을 느끼며 박물관을 나선다"며 "나의 이야기에서 출발해 우리, 그리고 지구촌 이웃들의 소중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세계 시민의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향후 세종 신관을 통해 세계의 다양한 민속문화를 선보이는 공간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