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나토 패싱' 재부상…유럽 "최악은 美의 적대화"

입력 2026-03-28 13:18
수정 2026-03-28 13:43

미국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끊고 러시아와 손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영국과 유럽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더타임스는 영국 의회 '국가안보전략 합동위원회'(JCNSS) 보고서를 인용해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유럽이 미국의 도움 없이 홀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지적으로 실려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영국이 미국과의 협력을 유지하되 국방과 안보 분야에서 미국 의존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마이애미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사실상 거부한 나토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은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며 "우리는 항상 그들 곁에 있었지만, 지금은 그들의 행동에 비춰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자 나토에 대한 새로운 '수익자 부담' 결제 구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한 유럽 당국자는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손을 떼는 것은 더 이상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니다. 미국이 유럽에 적대적으로 돌아서는 것이 최악의 시나리오일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지원도 흔들리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이던 자원을 중동에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을 위해 무언가가 필요하고 그것이 미국의 자산이라면, 미국을 최우선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계획된 군사 지원, 방공 요격 미사일을 포함한 물자를 중동으로 재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겨주라'는 취지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반박하면서 양국 간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군 고위 관계자는 "불행하게도 푸틴이 트럼프에게 더 큰 친구인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