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적 모병제 꺼낸 이재명 대통령 "국방개혁 속도"

입력 2026-03-27 17:39
수정 2026-03-28 01:02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의 필수 요소인 건 맞다”며 “그러나 과도한 의존은 금물”이라고 했다. 한·미동맹 중요성을 짚으면서도 자주국방 당위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국방개혁을 주문하며 선택적 모병제 도입에 속도를 내라고도 했다. ◇취임 후 첫 선택적 모병제 언급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글로벌 안보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우리 군의 최우선 책임은 적의 어떤 도발과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최상의 군사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한·미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연합 방위태세를 유지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려면 자주국방이 필수적”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회복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방위에 우리 군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영토와 국민을 완벽하게 지켜내겠다는 책임과 결의를 다져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회의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 진영승 합참의장 및 육·해·공군 참모총장 등 군 지휘부가 참석했다.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은 이 대통령의 핵심 국방 공약이다. 현재 전시에 국군 통제 권한은 한미 연합사령부에 있다. 주한미군 사령관이 연합사령관을 겸한다. 정부는 전작권 전환을 위해 연내 핵심 절차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과도한 한·미동맹 의존’을 경계한 것은 남중국해 문제 등 대(對)중국 견제에 주한미군 역할을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대응 차원이다.

이 대통령은 “국방 개혁에도 속도를 내달라”며 선택적 모병제도 취임 후 처음으로 언급했다. 선택적 모병제는 의무 징집(단기)과 모집 형태의 기술집약형 전투부사관(장기) 중 고를 수 있는 제도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경선 후보 시절 “수십만 명의 청년을 병영 안에서 단순 반복 훈련으로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보다 복합 무기 체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익히거나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전역한 후에도 그 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선택적 모병제 도입을 주장했다. 2022년 대선 때도 공약을 했다. 첨단 전장 환경에 대응한다는 차원이다. 그러나 저출생에 따른 ‘인구 절벽’과 막대한 재원 투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현재 48만 명 규모인 상시군 병력은 2040년대 3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모병으로 선발하는 전투부사관의 처우 개선도 병행돼야 해 관련 막대한 예산 확보도 과제다. ◇“서해의 과거, 끝내겠다”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처음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11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전사자를 추모하는 자리다. 보수 의제로 인식돼 온 보훈·안보 사안을 이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중도·실용주의적 행보라는 평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과 2019년 기념식에 모두 불참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국민주권정부는 여러분을 결코 외롭게 두지 않겠다”며 “반드시 기억하고, 기록하고, 합당하게 예우하겠다”고 했다. 이어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 역사에서 ‘공짜로 누린 봄’은 단 하루도 없었고, ‘저절로 주어진 평화’는 단 한 순간도 없었다”며 유족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북한’은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의 책임은 분명하다”며 “목숨으로 지켜낸 바다를 더 이상 ‘분쟁과 갈등의 경계’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터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결과 긴장이 감돌던 서해의 과거를 끝내고 공동 성장과 공동 번영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일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재영/김형규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