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나간다'…법관에 '月50만원 사기진작' 수당

입력 2026-03-28 10:00

장기 재직 법관들이 다음달부터 월 50만원의 별도 수당을 받는다. 법왜곡죄와 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개혁이 잇달아 추진되자 퇴직을 고민하는 법관이 늘어나는 데 따른 사기 진작책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다음달부터 법조 경력 15년 이상 법관에게 월 50만원의 ‘장기재직 장려수당’을 지급한다. 법원행정처는 또 법관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인사부터 수도권에 재직 중인 고등법원 판사의 지방 근무를 축소하고 있다. 원격 근무의 일종인 스마트워크도 작년 주 2회로 확대했다. 판사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를 연달아 취한 데 이어 이들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금전적 ‘당근’도 도입한 것이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올 들어 법관 63명이 퇴직했다. 법원 정기인사가 있는 매년 2월 전에 퇴직자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통상 2월 이후 연말까지 법복을 벗는 판사는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퇴직자가 90명인 걸 감안하면 올해 판사 퇴직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 시장이 포화 상태인 게 가장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각종 근무여건 개선 조치도 한몫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원 일각에서는 수당 신설을 두고 잡음이 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이원 조직인 법원에서 법관은 두텁게 보호되고, 법원공무원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배척된다”며 반발했다. 수도권지역 부장판사는 “50만원 수당 신설은 법관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심리적 보상에 가깝다”며 “법원노조의 반발로 수당이 ‘없던 일’이 되진 않겠지만, 법관 사기 진작에 찬물을 끼얹은 건 사실”이라고 했다.

이달 법왜곡죄가 본격 시행되면서 사법부는 더 움츠러드는 분위기다. 법관은 법왜곡죄 등으로 고소·고발당하면 퇴직할 때 불이익을 받는다. 법관 및 법원공무원 명예퇴직수당 등 지급규칙에 따르면 ‘감사원 등 감사기관과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비위조사 또는 수사 중인 자’는 명예퇴직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추후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단을 받으면 수당은 정상 지급되지만, 판사 대상 고소 사건이 빗발쳐 사건 처리가 늦어지면 제때 퇴직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관이 고소·고발당했을 때 변호사 지원을 할 수 있는 내규가 있다”며 “이 법률 지원을 내실화하고, 관련 예산 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