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헝가리에 2300억 투자…유럽 전장 시장 공략 확대

입력 2026-03-27 15:25
수정 2026-03-27 15:32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 유럽 전장(자동차용 전기·전자장비) 시장 공략을 위해 헝가리에 약 23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지난해 말 독일 ZF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유럽 지역에 생산 및 연구개발(R&D) 인프라를 대폭 보강하며 전장 사업의 핵심 기지로 격상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헝가리 투자청(HIPA)에 따르면 하만은 약 1억3118만유로(약 2300억원)를 투입해 헝가리 내 연구개발(R&D) 및 생산 역량 강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번 투자는 단순히 생산 라인을 늘리는 수준을 넘어 △부다페스트(자율주행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 △세케슈페헤르바르(자율주행 시스템 실험) △페치(생산 역량 강화) 등 연구와 제조를 잇는 벨트를 구축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헝가리는 30년 넘게 하만의 핵심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세케슈페헤르바르와 페치 공장은 하만의 전세계 제조 네트워크 중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헝가리 투자는 지난해 12월 하만이 2조6000억원에 인수한 독일 ZF의 ADAS 사업부의 기술력을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하만의 주력제품인 디지털 콕핏(운전석 정보관리)과 카오디오 생산 위주였던 헝가리 생산 라인에 ZF의 스마트 카메라 및 센서 기술을 이식해 자율주행 통합 솔루션의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포석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헝가리는 벤츠, BMW, 아우디 등 유럽 주요 완성차 공장이 밀집한 요충지다. 고객사와의 물리적·기술적 거리를 좁혀 현지 수주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의 차량용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하만의 소프트웨어 역량과 결합면 유럽 시장 내 자율주행 플랫폼 공급자로서 하만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하만은 유럽 시장 내 전장 제품 공급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매출 4조6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