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7만장.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발매한 새 앨범 '아리랑(ARIRANG)'의 일주일간 판매량이다.
K팝 그룹 음반 중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1위는 세븐틴의 '세븐틴스 헤븐'(509만장), 2위는 스트레이 키즈의 '★★★★★'(462만장), 3위는 세븐틴의 'FML'(455만장)이 차지하고 있다.
전체 4위의 기록이기는 하나, K팝 앨범 판매량이 2023년 최고점을 찍고 이후 하락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성과다. 음반 판매량은 2024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역성장했다. 그 가운데 블랙핑크, 방탄소년단까지 컴백하면서 올해는 분위기 반전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방탄소년단에 앞서 블랙핑크는 4년 만에 신보 '데드라인(DEADLINE)'을 발매, 일주일 만에 177만장을 판매하며 K팝 걸그룹 초동 신기록을 달성했다. 보이그룹 대비 걸그룹은 음반 판매 화력이 약한 편인데, 기존 100만장 이상 판매하던 뉴진스의 공백까지 길어지며 역성장에 영향을 미쳤던 바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팬덤 파워가 있는 아이브에 글로벌 그룹 블랙핑크까지 가세해 활기를 더했다.
'메가 IP'의 귀환은 단순히 음반 판매량에 그치지 않고 K팝 산업 자체의 파이를 키운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투어는 전 세계 34개 도시에서 총 82회에 걸쳐 진행된다. K팝 최대 규모로, 추후 일본과 중동 지역 개최지가 추가되면 규모는 더욱 확대된다. 앨범 판매량, 투어 모객 등을 토대로 이번 컴백 매출이 3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탄소년단을 두고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하반기에는 빅뱅 재결합도 예정돼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팀인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이들의 활동을 어느 회사가 리딩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렸는데, 기존 소속사였던 YG가 이를 성사하면서 회사는 IP 경쟁력을 다시금 증명할 수 있게 됐다. 그간 YG는 '메가 IP'의 부재로 주요 기획사들 가운데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는데, 블랙핑크에 이어 빅뱅까지 출격하면서 창립 30주년을 맞은 해에 실적 기대감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들 외에도 세븐틴, 스트레이 키즈, NCT, 에이티즈 등이 높은 앨범 판매량 및 투어 모객력으로 K팝 산업의 기둥을 이루고 있다.
다만 이러한 메가 IP가 대부분 재계약을 맺고 장기 활동 중인 선배 라인업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새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작업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울러 피지컬 앨범의 대(對)일본 수출액이 감소하는 등 산업 지형의 변화도 감지된다.
김진우 음악전문 데이터 저널리스트는 "메가 IP의 컴백으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피지컬 앨범 수출 시장의 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산업의 중장기적인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형 IP의 성과를 이어받아 서구권 시장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차세대 대형 IP의 발굴과 육성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