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너무 예뻐"…'BTS 아미들' 아직도 여행 중 [현장+]

입력 2026-03-28 12:18
수정 2026-03-28 12:27

"방탄소년단BTS) 때문에 처음 와봤는데 너무 예뻐요. 친구들한테도 추천할래요." 지난 27일 경복궁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미토미 씨(34)는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아 놀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을 뜨겁게 달군 방탄소년단(BTS) 컴백 콘서트가 막을 내렸지만 BTS를 보러 한국을 찾은 외국인 상당수가 돌아가지 않고 있다. 다음달 9·11·12일 경기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고양' 공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광화문 공연을 보러 왔던 글로벌 '아미'(BTS 팬덤)는 여전히 서울에 남아 BTS의 흔적을 찾는 이른바 '성지순례'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콘서트 무대 된 경복궁, 팬들 북적 컴백 콘서트의 배경이 된 광화문과 경복궁은 외국인 관람객들 필수 코스가 됐다. 실제로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경복궁' 키워드가 지난 한 주간 급상승 검색어 6위에 올랐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는 몰려드는 팬들을 맞이하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오는 29일까지를 '관람객 확산 주간'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광화문 파수의식, 경복궁 수문장 순라의식 행사 등을 추가 운영 중이다.

실제 이날 오전 경복궁 현장에서는 이색적 장면이 연출됐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깃발을 든 수문장들의 순라의식 행렬을 지켜보는가 하면 한복을 차려입고 인증 사진을 남기는 이들도 있었다.

경복궁에서 만난 영국인 제이미 씨(26)는 "콘서트에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넷플릭스로 무대 배경을 보고 꼭 와보고 싶었다"며 "한복을 대여해 입어보니 넷플릭스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인증샷 명소' 된 청음 파빌리온 경복궁 인근 국립현대미술관(MMCA) 마당에도 팬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잔디 위에 설치된 'BTS 청음 파빌리온' 때문이다. 반투명한 푸른색 띠가 일렁이는 이 야외 설치물에는 'mad world', 'Splash, drip', 'So easy', 'off your skin' 등 방탄소년단의 곡 가사가 타이포그래피로 새겨져 있다.

팬들은 푸른 띠 사이를 거닐며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타거나 가사가 적힌 띠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미국인 마리나 씨(28)는 "오전이라 대기 없이 들어왔는데 온통 BTS 노래가 나와서 좋다"며 "고양 콘서트 때까지 머물진 못하지만 남은 시간 서울 시내 성지를 돌며 인증사진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청음 파빌리온이 팬들의 필수 방문지로 떠오르면서 관람객도 눈에 띄게 늘었다. 행사 관계자는 "야간 개장을 하는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하루 2300명, 평소에는 150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약 20%가 외국인"이라고 했다. BTS 성지 잇는 시티투어버스도 인기 이날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울시티투어버스' 매표소 앞도 BTS의 흔적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들의 손에는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테마로 꾸며진 분홍빛 'BTS 더 시티 아리랑 서울 데이(DAY)' 티켓과 'WHAT IS YOUR LOVE SONG?'이라는 문구가 적힌 기념카드가 들려 있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 내부에서는 '다이너마이트(Dynamite)' 등 BTS의 대표곡들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이 버스는 광화문을 시작으로 남대문시장·하이브 본사·DDP·경복궁 등 BTS의 주요 성지를 순환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내달 17일까지 기존 3만4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할인 운영 중이다. 일본인 에마 씨(22)는 "유명 관광지와 BTS 관련 장소를 헷갈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어 편하다"며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관광용으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아미들의 도심 성지순례 열기는 내달 9일과 11일, 12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BTS 월드투어 아리랑 인 고양' 공연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BTS 소속사 하이브 역시 이번 투어 일정에 맞춰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주요 거점을 테마파크처럼 꾸미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