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적으로 서초동 아파트를 확실하게 분양받을 수 있는 높은 점수의 청약 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아크로 드 서초'를, 애매한 점수라면 '더샵 신길센트럴시티'에 청약하는 전략을 추천합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사진)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두 단지가 당첨자 발표일이 같아 고민하시는 분이 많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벌써 6개 단지가 분양 시장에 나왔다. 서대문구 연희동 '드파인 연희'를 시작으로 노원구 상계동 '해링턴플레이스 노원 센트럴', 강서구 방화동 '래미안 엘라비네', 영등포구 문래동 '더샵 프리엘라' 등은 이미 청약을 마쳤다. 서초동 아크로 드 서초와 더샵 신길센트럴시티는 다음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두 단지에 대한 평가는 명확하게 갈린다. 먼저 DL이앤씨가 분양하는 아크로 드 서초는 서초 신동아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면적 59㎡ 56가구가 전부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가 적용된 단지로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18억6490만원이다. 인근에 '서초그랑자이' 전용 59㎡가 지난 1월 26일 3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7억원에 가까운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다만 문턱은 높다. 지난해 분상제 지역 청약 당첨 가점을 살펴보면 '반포 래미안트리니원'과 '잠실르엘'은 70점, '역삼센트럴자이', '래미안 원페를라' 등은 69점을 기록했다.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청약통장 만점이다. 사실상 4인 가구 만점이 아니면 시세 차익이 큰 분상제 아파트를 분양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투기과열지구에 분양하는 단지임을 고려하면 중도금 대출이 분양가의 40%에 그치고 아파트를 짓고 난 이후 25억원을 넘어가면 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돼 대출 일부를 상환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할 문제다. 전매제한 3년, 재당첨 제한 10년, 거주의무 2년은 덤이다.
박지민 대표는 "시세 차익만 고려한다면 당연히 아크로 드 서초에 청약하는 게 맞겠지만 고가점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 최소 70점대가 아닌 이상 확실하게 분양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샵 신길센트럴시티는 비규제지역에 분양하는 단지다. 전용 51~84㎡ 477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분양가는 전용 59㎡는 14억5000만원, 84㎡는 16억8000만~18억8000만원이다. 신길동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가 지난 7일 19억9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소폭의 시세 차익이 기대된다.
마찬가지로 투기과열지구지만 분상제 적용을 받지 않아 거주 의무가 없고 중도금 대출을 60%까지 받을 수 있다. 대신 준공 후 시가가 15억원을 넘으면 잔금 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제한될 수 있다.
박 대표는 "오히려 통장 점수가 애매하다면 더샵 신길센트럴시티를 노리는 게 나을 수 있다"며 "다른 더 좋은 단지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분양가가 더 오른다는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조언했다.
서울 분양시장에 대해서는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규제 강화와 분양가 상승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다.
그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되면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청약 조건이 강화됐다"며 "여기에 분양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전반적인 청약자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서울의 경우 가점 60점대 이상이 당첨선이었지만 최근엔 40~50점대까지 내려온 사례도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시장은 무주택자보다는 유주택자가 갈아타기를 하는 데 유리하다고 짚었다.
박 대표는 "과거엔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수요가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기존 주택을 가진 실수요자가 상급지 신축으로 갈아타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중대형 면적대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주택자들에게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청약은 계약부터 잔금을 치를 때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있어 자금 계획을 꼼꼼하게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내 집 마련에 관해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제도"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점수는 높은데 대출이 안 되는 경우, 반대로 자금은 있지만 점수가 낮은 경우 모두 원하는 청약을 하긴 어렵다"며 "결국 자금과 가점이 동시에 맞아떨어지는 예비 청약자만 분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문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향후 청약 시장은 더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박 대표는 "올해 청약시장은 지난해보다 청약자가 더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할 것"이라면서 "분양가가 계속 오르면 내년엔 상황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시세 차익이 기대되면서 청약자가 꾸준히 몰리겠지만 현재 비규제지역의 경우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서 분양이 이어지고 있다"며 "만약 분양가가 더 치솟으면 비규제지역을 노리는 청약자들은 청약보다는 기존 주택을 매수하는 쪽으로 방향타를 틀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박지민 대표는 2017년부터 건국대, 동국대, 부동산 아카데미 등에서 청약은 물론 분양권 관련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엔 <35세 인서울 청약의 법칙>, 2020년엔 <2020 부동산 시그널>, 2021년엔 <청약 맞춤수업> 등 책을 펴내기도 했다. 청약 자문은 물론 세미나 연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
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영상·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