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모신 내가 찐명" 역대급 줄대기 경쟁

입력 2026-03-26 17:53
수정 2026-03-27 00:48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가장 바쁜 인물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다. 지난해 8월 보석으로 석방된 이후 전국 방방곡곡에서 쏟아지는 강연 요청과 개소식 축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으로 몸값이 급등하면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선거 민주당 예비후보의 후원회장도 도맡고 있다. ‘친명 감별사’로 통하는 김 전 부원장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재·보궐선거 출마까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당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몸값 치솟는 ‘친명 감별사’
김 전 부원장을 후원회장으로 위촉한 민주당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는 26일 기준 최소 22명이다. 현근택 용인시장 예비후보, 이인화 성동구청장 예비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권에서 후원회장은 후보의 정치적 네트워크와 체급을 보여주는 척도로 통한다. 해당 후보의 역량을 담보하는 일종의 ‘보증 수표’ 역할을 한다. 요즘 김 전 부원장 몸값은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유력 대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앞선다는 분석이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출마자들의 요청에 응답해 20여 명의 후원회를 이끌었다.

이 대통령 지지도가 치솟으면서 김 전 부원장의 대통령 최측근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성남시의원을 지냈고, 경기지사 시절에는 경기도 대변인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이 대통령은 2019년, 총선 출마를 앞둔 김 전 부원장의 출판기념회에서 “내 분신 같은 사람이다. 김용의 말이 곧 나의 말”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2021년에는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하지 않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 대통령 집권 초기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누가 더 친명 후보인가’가 민주당 경선판을 좌우하고 있다. 출마자들은 김 전 부원장과의 친분을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당원들 사이의 ‘친명’ 자격 논란을 일축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한 예비후보는 “김 전 부원장이 후원회장을 맡았다고 알리자 권리당원들의 반응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귀띔했다. ◇안산갑 공천 노리는 김용이런 가운데 김 전 부원장은 다른 후보들의 조력자를 넘어 재·보선에 직접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출마 지역구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치권에서는 안산갑 출마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대출 사기 등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전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정치 검찰의 조직 사냥에 흔들림이 없던 김용 대변인, 안산갑으로 와주세요”라고 적었다. 경기지사 경선 중인 한준호 의원도 “김용 선배님의 몫”이라고 거들었다. 한 의원은 22일 김 전 부원장과 안산의 한 교회를 방문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출마설에 불을 지폈다.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으로 1·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김 전 부원장은 현재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에서 형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또다시 재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김 전 부원장 입장에서 조작 기소라는 억울한 점은 있겠지만, 유죄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나서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추천한 전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