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로 4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한 G마켓이 실적 반등의 시동을 걸고 있다. 마련한 '실탄'으로 판매자 친화 정책을 펼쳐 제품 경쟁력을 올리고, 앱 이용자 수 역시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올 들어 판매 지표도 개선되면서 조금씩 성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의 지난 1~2월 구매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년간 G마켓을 찾지 않았던 휴면회원의 재방문이 크게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휴면회원의 재방문은 지난 1월 전년동월대비 40%, 2월엔 19% 증가했다.
모바일 앱 사용자 수 역시 회복세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G마켓의 지난 2월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625만 명으로 전달 대비 15.4% 늘었다. 주요 쇼핑앱 중 MAU 5위를 차지했다.
쇼핑앱 중 MAU 1위인 쿠팡은 3320만명으로 전달 대비 0.8% 증가하는데 그쳤고 2, 3위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각각 4.1%, 4.5% 줄어든 약 874만 명, 784만 명으로 집계됐다. 11번가는 MAU가 2.2% 감소한 761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G마켓이 판매자 친화 정책을 펼치며 상품 수가 늘어나자 사용자 수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월 평균 신규 등록 상품 수는 약 3000만개에 달한다. 하루 약 100만개의 새로운 상품들이 추가됐다. 입점 판매자 수는 역시 지난 2월 기준 약 66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0% 증가했다.
G마켓은 지난해부터 수수료 감면 등 판매자 친화 정책을 내세우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빅스마일데이’ 등 대형 프로모션에서는 할인쿠폰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기존에 부과하던 할인쿠폰 수수료도 폐지했다. 우수한 판매자가 모여야 사용자 역시 모인다는 것이다. '억대' 매출을 올린 판매자도 늘어났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판매자는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뷰티·패션·식품 중심 전략 브랜드 신규 판매자를 1200개 유치했다"며 "신규 유치한 판매자들은 평균 6개월이면 누적 거래액이 1억원을 넘겼다"고 밝혔다.
판매자 지원 정책을 위한 자금도 마련했다. G마켓 모회사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는 지난달 27일 유상증자 방식으로 G마켓에 42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판매자 지원 정책 등에 투자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랜드오푸스홀딩스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신세계그룹이 합작한 조인트벤처다.
G마켓은 지난해 10월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픈마켓 강화를 위해 연간 700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이번 유상증자 외에도 알리익스프레스와 신세계그룹이 추가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올해는 신규 판매자와 중소 영세 판매자 육성을 위한 정책에 기존보다 50% 늘어난 연간 200억원 이상 투입할 계획"이라며 "경쟁력 있는 브랜드와 셀러가 빠르게 안착하고 매출을 키울 수 있도록 입점 지원과 협업 프로그램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G마켓의 판매자 친화 정책엔 쿠팡의 '직매입' 판매와 차별화 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있다. 초창기 국내 e커머스 시장은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와 구매자 간 중개만 해주는 '오픈마켓' 방식이 다수였다. 그러나 쿠팡이 등장하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직접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사들인 뒤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매입 방식이 널리 퍼졌다. 쿠팡의 '로켓배송', 11번가의 '슈팅배송', 컬리의 '샛별배송'으로 배달되는 상품들이 대표적인 직매입 상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직매입 방식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주기엔 좋지만 대단위 물류비용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오픈마켓 방식은 서비스 차별화는 어렵지만 우수한 판매자를 모은다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도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