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유화를 수집한다고 하면 대개 수천만원대 이상의 고가 작품을 떠올린다. 목적이 감상보다는 투자나 절세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유화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름 없는 화가의 중저가 작품도 마음에 들면 서슴없이 사서 거실에 건다. 되팔기 위해서가 아니라, 매일 보면서 일상에 활력을 얻기 위해서 사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유럽 그림들이 서울에 왔다. 성수동 복합문화공간 성수나무는 오는 28일부터 기획전 '에브리데이 모더니즘(Everyday Modernism)'을 연다. 유럽 각지의 작업실과 소규모 갤러리, 지역 경매 등에서 수집한 20세기 유럽 회화 70여 점이 출품된다. 가격대는 대부분 100만원 안팎이다.
영국왕립예술협회 회원이었던 에블린 애스턴, 덴마크 화가 시그리드 한손, 프랑스 인상파 계열의 I.A. 몽탈 등 국내 미술사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는 낯선 이름이 많다. 하지만 유명하지 않다고 작품 수준이 낮은 건 아니다. 갤러리 관계자는 "한 컬렉터가 직접 수집한 그림"이라며 "작가의 이름값이 아니라 화면의 밀도를 기준으로 골랐기 때문에 그림의 퀄리티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중 기획자 토크(4월 4일), 김현희 전 서울옥션 수석경매사의 미니 경매(4월 8일), 유럽 컬렉팅 문화 특별 강연(4월 18일) 등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전시는 4월 20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