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말 맞았다…하천·계곡 불법 점용 재조사 깜짝 결과

입력 2026-03-26 16:48
수정 2026-03-26 16:49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전국 하천과 계곡 불법 점용에 대한 재조사가 진행된 가운데 적발 건수가 기존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6일 김광용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주재로 열린 범정부 협의체 회의에서 재조사 중간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이달 24일 기준 적발된 불법 점용행위는 716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보고된 835건 대비 약 8.6배 증가한 수치다.

불법 점용에 따른 시설은 총 1만5704곳으로 확인됐다. 유형별로는 건축물 3010곳, 경작 2899곳, 평상 2660곳, 그늘막과 데크 1515곳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위성 및 항공사진 등 국토공간정보를 활용해 불법 의심 시설을 선별한 뒤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기관이 현장 점검을 통해 인허가 여부를 대조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행안부는 적발 건수가 급증한 배경에 대해 “2025년 (7월) 조사 때 모호했던 하천·계곡의 기준을 명확히 해 누락되는 부분이 없도록 했다”며 “하천구역에 연접해 있는 구거(도랑)도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재조사는 이달 31일까지 진행되며 이후 대대적인 감찰이 이어진다. 정부는 5월 1일부터 약 250명 규모의 안전감찰단을 구성해 재조사 결과의 적정성과 행정처분 이행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허위 보고나 업무 태만이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징계하고 중대한 사안은 수사 의뢰와 함께 해당 지방정부에 불이익을 부과할 방침이다.

반대로 정비 실적이 우수한 공무원과 지방정부에는 포상과 재정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또 숨겨진 불법시설을 추가로 적발하기 위해 이날부터 국민 누구나 ‘안전신문고’를 통해 신고할 수 있는 창구도 운영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기회를 통해 불법 시설물을 완전히 뿌리 뽑아 안전하고 쾌적한 하천·계곡을 국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윤 장관으로부터 전국 계곡 불법 시설물이 835건이라는 보고를 받고 “믿어지시냐. 제가 경기도에서 조사했을 때 훨씬 더 많았던 것 같다. 공무원들이 지나가다 보고도 못 본 척한다. 위반하고 있는데도 위반 사례로 조사하지 않고 슬쩍 못 본 척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들에 한 번 더 기회를 줘서 추가 조사를 하고 그다음에는 감찰을 전국적으로 해서 누락된 경우 담당 공무원과 자치단체를 엄중히 징계하라”고 주문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