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도 완벽히 이뤄지리, 96년 전통 '춘향제' 열리는 남원

입력 2026-03-26 15:21
수정 2026-03-26 15:24
봄비가 내리는 밤, 남원의 광한루원은 낮과는 또 다른 빛깔로 걸음을 멈춰 세운다. 은은한 물결 위로 번지는 빛과 고요한 정취는 춘향과 몽룡의 사랑 이야기를 여지없이 떠올리게 한다.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전남 남원, 광한루원과 요천 일원에서 '춘향제'가 열린다. 1931년 시작돼 올해로 96회를 맞는 국내 대표 전통문화축제로 고전 <춘향전>의 서사를 바탕으로 한다.

춘향과 이몽룡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상징적 공간에 광한루를 빼놓을 수 없다. 1419년 황희가 세운 ‘광통루’에서 출발해 세종 대 정인지가 중건하며 ‘광한루’로 이름을 바꿨다. 달나라 궁전을 뜻하는 ‘광한’과 은하수를 상징하는 호수, 그 위를 수놓는 오작교는 소설 속 한 장면 그대로다.

올해 춘향제는 ‘춘향의 멋, 세계를 매혹시키다’를 주제로 전통 콘텐츠를 현대적으로 확장해 선보인다. 핵심 이벤트인 춘향선발대회를 비롯해 개막식·폐막식, 전통혼례 재현, 국악대전 등 정통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밴드 공연과 스트리트 퍼포먼스, 랩 판소리 등 현대적 무대도 함께 펼쳐진다.



관람 동선은 크게 광한루원 중심의 전통 공연 구역과 요천(남원 시내를 관통하는 천)변 야외 무대, 체험·먹거리 존으로 나뉜다. 낮에는 판소리·무용·전통 퍼레이드 등 정적인 공연이 중심을 이루고, 저녁에는 미디어파사드와 야간 경관 조명이 더해져 공간 전체가 하나의 공연장으로 변한다. 특히 야경 명소로서 광한루의 조명 연출과 수변 풍경은 으뜸이다.

연인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 등 취향과 구성원에 따른 체험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한복 체험, 전통 공예, 춘향전 스토리 투어 등 참여형 콘텐츠가 운영되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부스도 곳곳에 마련된다.

한편, 교통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남원역(KTX·SRT 연계)과 축제장 간 셔틀버스가 운영되며, 주요 행사 시간대에는 교통 통제가 일부 시행된다. 주말과 어린이날 연휴 기간에는 방문객이 집중되는 만큼 평일 일정을 활용하거나, 야간 시간 대 방문도 고려함 직하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