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작가의 ‘ABC론’ 발언이 연일 확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당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선거 국면에 계파 간 선 긋기 논란을 키우면서 내부 분열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온다.
유 작가는 2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재래식 언론이 이재명에게 해가 될 수 있는 인물을 띄우는 경향이 있다”며 “무죄를 받고 정치에 복귀한 인물이 오히려 민주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발언이 송영길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 작가는 앞서 지지층을 성향별로 구분하는 ‘ABC론’을 제시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A그룹(가치 중시), B그룹(이익 추구), C그룹(두 성향의 교집합)으로 나눈 뒤, B그룹을 두고는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자기가 친명임을 내세우면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전형적으로 B(그룹)”라며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이 같은 발언은 당내 친명계를 겨냥한 메시지로 읽히며 지지층 분화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방선거와 공천 국면이 맞물린 상황에서 내부 경쟁을 둘러싼 신경전이 조기에 수면 위로 드러났다는 해석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 내부에서도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왜 이런 발언을 반복하는지 모르겠다”며 “선거 국면에서 불필요한 리스크”라고 말했다.
당내 공개적인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원조 친명으로 불리는 김영진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부적절하고 불필요한 이야기”라며 “괜히 저수지에 돌을 던져 엉뚱한 개구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발언을 철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선명성 논쟁이나 사상투쟁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때가 아니다”며 노무현 정부 시절 ‘백바지-난닝구’ 논쟁을 언급했다.
김남국 대변인도 “갈라치기를 하지 말라고 하면서 오히려 분열의 소재를 던지고 있다”며 “정부와 당이 하나로 대응해야 할 시점에 불필요한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한준호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 달라”고 밝혔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