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시가 경기경제자유구역 지정에 힘입어 첨단 산업도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조 중심 산업 구조에 연구개발(R&D)과 인공지능(AI)·로봇 산업을 결합해 수도권 서남부의 새로운 혁신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안산시에 따르면 시는 서울에서 약 30㎞, 인천국제공항에서 40㎞ 거리에 위치한 수도권 산업도시다.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국내 최대 제조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연구기관과 대학이 밀집한 산학연 클러스터까지 결합하면서 산업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68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환경 체감도 조사에서도 안산시는 입지 여건과 행정 지원 분야 모두 전국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두 분야 모두 상위권을 기록한 지방자치단체는 전국에서 손에 꼽힌다.◇제조 기반 위에 세운 첨단 산업 전략안산 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다.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 클러스터로, 자동차 부품과 기계, 전자 산업 등 다양한 제조기업이 집적돼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제조업 생태계는 안산시가 첨단 산업도시로 전환하는 데 가장 든든한 토대가 됐다.
시는 기존 제조업 기반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 제조 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의 신기술 개발과 AI 도입을 적극 지원하며 산업 구조 고도화에 나선 것이다. 단순 조립·가공 중심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자동화 기술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안산형 강소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로봇·미래자동차·ICT·바이오 등 전략 산업 분야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 해외 마케팅까지 전 주기를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육성하는 게 목표다. 중소기업 육성자금과 특례보증을 통해 기업 자금난을 해소하고, 해외 전시회와 시장개척단 파견 등 글로벌 판로 지원도 강화한다.◇ASV 경제자유구역…R&D 중심 거점
안산 산업 전략의 중심에는 안산사이언스밸리(ASV) 경기경제자유구역이 있다. 상록구 사동 일대 1.66㎢ 규모로 조성되는 ASV 지구는 수도권 최초의 R&D 중심 경제자유구역이다. 연구개발과 첨단 산업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 모델을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실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ASV 지구에는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를 비롯해 경기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집적된다. 산학연이 한 곳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구조를 갖춰 연구 성과의 산업화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따라 입주 기업(외투기업 해당)에는 세제 감면과 규제 특례, 입지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안산시는 이를 통해 글로벌 첨단 기업과 스타트업 유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ASV 지구 조성이 완료되는 2032년까지 사업비 4105억원이 투입 되고, 8조4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약 3만 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글로벌 투자 유치 ‘세일즈 행정’ 박차안산시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주한 독일·태국 대사와 양국 기업 대표단이 안산을 방문해 ASV 개발 현장을 직접 시찰하고 투자 가능성을 검토했다. 시는 외국 정부와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 투자 설명과 현장 브리핑을 진행하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 행정을 펼치고 있다.
안산시의 투자 유치 경쟁력은 인프라에서도 뒷받침된다. 수도권 내 우수한 접근성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산업 클러스터, 그리고 연구기관과 대학이 집적된 산학연 생태계는 글로벌 기업이 안산을 생산과 연구 거점으로 선택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시는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AI·로봇·바이오 등 미래 산업 분야 외국인 투자 유치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안산은 수도권 접근성과 대규모 제조 산업 기반, 첨단 연구개발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도시”라며 “ASV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AI와 로봇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첨단 산업도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정진욱 기자 croc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