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 중앙도서관은 청소년 문화공간 ‘다누리’를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공간이다.
다누리는 35년 동안 사용된 교육감 관사다. 인천시교육청의 결정으로 2019년 청소년 전용 문화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1층에는 북카페·만화&보드방·누리다 공간이, 2층에는 강연·동아리방과 진로·독서 공간이 자리 잡았다. 별관에는 ‘작가의 방’과 서재, 콘텐츠 제작을 위한 ‘상상 스튜디오’와 옥상 정원이 이어져 있다.◇청소년이 만드는 다누리다누리의 가장 큰 특징은 기획·운영 전 과정에 청소년을 참여시키는 것. 도서관이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청소년이 제안하고 함께 만들어간다. 다누리가 자연스럽게 ‘청소년 문화기지’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이다.
다누리에는 청소년 운영자치기구 ‘누리다’가 있다. 2020년 1기 출범 이후 현재 6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정기회의와 팀별 회의를 통해 다누리의 방향성과 프로그램을 함께 논의한다. 홍보팀은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 콘텐츠를 올리고, 영상팀은 스튜디오 ‘상상’에서 프로그램과 축제 홍보 영상을 직접 촬영·편집한다.◇사람 통해 진로를 읽다다누리의 다른 특징은 ‘사람을 책처럼 읽는’ 진로·직업 플랫폼이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다양한 직업 전문가를 ‘휴먼북’으로 초청해, 청소년이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소프트웨어 강사, 바리스타, 책방 운영자, 라면 평론가, 타로 심리상담가에서 공공 미술작가까지 등장한다.
이들은 강연·체험형 ‘휴먼북소통’, 1:1 심층 대화 형태의 ‘열람 서비스’, 기관과 연계한 ‘대출 서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과 만난다. 청소년이 진로를 정보가 아닌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각해 보게 하는, 살아 있는 진로 교육인 셈이다.
다누리의 프로그램은 진로 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특수분장, 랩 프로듀싱, MBTI 성격 분석, 퍼스널 컬러, K팝 댄스, 드론 조립, 수제청·테라리움·디저트·향수 만들기 등 창작 경험을 제공한다. 청소년은 학교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흥미와 적성을 탐색할 수 있다.◇지역과 함께 만드는 청소년 문화생태계
다누리의 활동은 도서관 건물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인천영화주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의 텃밭 프로젝트 등 지역과의 협력도 활발하다.
청소년 영화동아리 ‘씨네랑’이 제작한 단편영화 ‘시선’이 인천어린이청소년영화제에서 촬영상을 받고, 인천영화주간 극장에서 상영된 것도 협력의 성과다.
텃밭과 푸드아트북 만들기를 결합한 ‘어린이 농부 자연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에서는 모종을 심고 가꾸며 생태 감수성을 키웠다. 자연·마을·예술·도서관이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지점이다. 다누리 관계자는 “청소년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확대해 청소년 문화 생태계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