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3월 25일 오후 3시 52분
2차전지 시설투자 자금이 필요한 LG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롯데그룹이 회사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방위산업을 밀고 있는 한화그룹은 회사채와 은행 대출을 가리지 않고 ‘실탄’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북미와 유럽 공장 설비투자(CAPEX)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회사채 만기를 분산한 점이 눈에 띈다. LG에너지솔루션 회사채는 2·3·5·10년 만기로 나뉜다. 1~2년 단위인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SK그룹도 지주사인 SK㈜(2000억원)를 비롯해 SK지오센트릭(1400억원), SK인텔릭스(1800억원) 등 계열사가 차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꾸준히 채권 시장을 찾고 있다. 다만 과거 회사채 시장을 자주 찾은 SK하이닉스는 금융권 대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곳도 있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지주가 2년 만에 공모채 시장에 복귀해 2250억원을 조달했다. 기업어음(CP) 등 1년 미만의 단기 차입 위주 구조를 장기물로 전환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려는 포석이다. 롯데웰푸드(2500억원)와 호텔롯데(2000억원) 등 주요 계열사도 잇달아 자금 확보에 성공했다.
10대 그룹 중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한화그룹이다. 시장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화(297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00억원), 한화시스템(4000억원) 등이 연이어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회사채는 은행 대출보다 조달 비용이 더 들지만 장기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 현재 AA- 기준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연 4.1%다. 연 4%인 은행 대출보다 이자를 많이 줘야 한다. 회사채로 2000억원을 조달할 때마다 약 20억원이 더 드는 셈이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채권 발행을 위해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